[독자권익위원 칼럼]미완성 통합특별시의 염려

박봉순 동신대학교 지역협력본부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5월 06일(수) 09:00
박봉순 동신대학교 지역협력본부장
광주 전남이 분리된 지 37년만에 ‘전남광주특별시’라는 명칭으로 다시 태어났다.

당연히 합쳐져야 할 것을 미적거리고 지체하면서 광주·전남은 한뿌리임에도 서로 각자의 이익만 바라보며 반목과 갈등 속에서 지역 발전이라는 상식적인 용어와 개념마저 사라져 갔다.

어찌보면 군사정권 속에서 지방 자치라는 허울 앞에 지방권력을 분산시켜 중앙 정부의 통제를 쉽게 하기 위한 분산 통치 기법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통합시의 발족은 통합이 아니라 잘못된 과거의 분할을 제자리에 되돌려 놓은 원상 복구라고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광주’라는 도시는 애당초 자립도시로 태어나기 쉽지 않았다.

상수원은 화순에 있고, 하수가 처리돼 흘러가는 영산강은 대부분이 전남지역을 지나가고 있고, 쓰레기 또한 스스로 처리하기에는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것은 스스로 도시의 완성체가 되기 쉽지 않았다.

이제서라도 통합이라는 미명아래 전남과 광주가 하나의 특례시 형태인 전남광주특별시로 태어난 것은 다행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통합시 탄생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통합의 사전 논의는 늦었지만 의미 있는 선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통합의 필요성과 별개로, 추진 과정에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명칭을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 나타났듯, 보다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과정을 거쳤다면 지역민의 공감대를 더욱 폭넓게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전남광주특별시’라는 명칭이 행정적으로 정리됐다 하더라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통합은 제도적 결합을 넘어 정서적 통합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속도를 우선시하는 접근이 강조될 경우, 준비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먼저 통합하고 이후 보완하자”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더 큰 비용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합의 성공은 결과보다 과정에서 결정되는 만큼, 충분한 준비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통합시 출범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초대 통합시장 선거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점차 드러나겠지만,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원칙이 분명히 설정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행정 통합을 넘어 생활권 통합으로 이어져야 한다.

교통망의 유기적 연결, 산업 간 협력 체계 구축, 교육·의료 인프라의 균형적 확충 등 주민이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축적될 때 통합의 실질적 효과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다.

균형 발전 또한 핵심 과제다. 단순한 기관 분산이나 형식적인 기능 배치에 그쳐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재정 배분, 정책 우선순위, 산업 전략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균형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특정 지역으로 자원이 집중되는 구조는 또 다른 불균형을 낳을 수 있으며, 반대로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은 균형은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광주의 인프라와 전남의 자원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주민과 각계각층의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시도민 주도로 ‘통합시발족주비위원회’를 발족해 청사 배치, 인력 배분, 재정 집행, 교통 확충, 갈등구조 마련 등 기본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통합시장에게 건의해야 할 것이다.

물론 주요사항에 대해 주민 공청회와 공론화 과정도 필요하겠다.

또한, 통합시에 27개 시·군·구 형태로 존재하게 될 기초자치단체도 목포권(무안·목포·신안), 순천권(순천·여수·광양), 구례권(담양·곡성·구례) 등이 통합할 수 있는 근거 마련과 광주를 특례시 형태로 해 광산구를 시로 전환하고, 광주를 특례시로 해 구청장은 임명직으로 전환하고 20개 정도의 기초자치구를 두는 통합시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통합시의회는 현재 광주·전남이 한몸으로 추진했던 나주혁신도시에 둬 통합의 효과가 빨리 나타났으면 한다.

통합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던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며, 이는 정책 추진의 정당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공청회, 주민참여형 정책 설계, 지역별 협의체 운영 등 다양한 방식의 소통이 병행돼야 하며, 이러한 과정은 통합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장기적인 발전 비전 또한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할 경우 통합은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관광, 미래 산업 등 두 지역이 가진 강점을 연계한 중장기 전략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하며, 특히 청년인구 유출을 완화하고 외부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광역 단위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가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이 함께 모색돼야 한다.

행정 통합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후의 운영과 성과 속에서 그 가치가 입증된다.

전남과 광주가 이번 통합을 계기로 다시 하나의 공동체로 자리 잡고,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나아갈 수 있을지 여부는 지금부터의 준비와 선택에 달려 있다.

이번 통합이 5극 3특의 최초 시행인 만큼 지역민 모두의 기대 속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상생과 협력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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