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지원·일회성 넘어 현장 안착까지 돕는다

[광주경총, 올해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은]
고용 유지·조직 적응·산업 안전 등 현장형 사업 추진
고용이음 패키지 사업 등 맞춤형 지원체계 본격 가동
기업 고용 안정·산업 경쟁력 강화…제조업 기반 유지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5월 12일(화) 17:57
광주경영자총협회가 청년 일자리 프로젝트 ‘일자리 잡고’ 일환으로 지역 내 기업 근로자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 제조업 현장이 흔들리고 있다.

대유위니아 사태 이후 협력업체와 전후방 산업 전반의 고용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청년층 제조업 기피, 숙련 인력 고령화, 산업안전 부담 확대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현장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특히 지역 제조업의 상당수가 밀집한 광산구와 평동·하남산단 일대에서는 “채용보다 유지가 더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사람을 뽑아도 조기 이탈이 반복되고, 중소 제조업체들은 안전관리 인력과 비용 부담까지 동시에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광주경영자총협회(회장 양진석)가 올해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 채용 지원이나 일회성 복지사업을 넘어 고용 유지와 조직 적응, 산업안전, 숙련 인력 전수까지 제조업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광주경총은 올해 ‘고용이음 패키지 지원사업’, ‘광주광역시 소규모 밀착 안전망 구축사업’, ‘융·복합 가전산업 고용 안착 활성화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현장 맞춤형 지원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각각 성격은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된다.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현장을 유지하고 근로자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제조업 생태계 자체를 지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고용이음 패키지 지원사업’은 고용위기 업종과 제조업 현장의 고용 유지에 방점을 둔 사업이다.

광주시의 ‘2026 광주 고용이음 위기 극복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기존 고용유지지원금 수혜기업 중심에서 상시근로자 5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지원 업종 역시 가전과 고무, 전후방 연관 제조업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기장비 제조업, 고무제품 제조업,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비롯해 금속가공, 반도체, 전자부품, 기계장비 제조업 등 광주 제조업 기반 업종들이 대거 포함됐다.

사업의 핵심은 근로자 지원과 조직 적응 지원이다.

근로자 지원의 경우 고용위기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비임금 복지를 위해 1인당 월 50만원 상당을 지원한다. 광산구 소재 기업은 최대 6개월, 그 외 지역 기업은 최대 3개월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단순 현금 지원이 아니라 생필품과 복지 성격 지원을 병행하는 점도 특징이다. 고용 불안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생활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조직 적응 지원도 눈에 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최대 100만~300만원 수준의 조직문화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한다. 워크숍과 소통 행사, 조직 적응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직과 조직 불안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이는 단순 복지사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조직 이탈과 내부 갈등이 생산성 저하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 불황 속에서 현장 분위기 관리가 기업 유지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조직 안정 지원 역시 제조업 정책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다른 핵심 사업은 ‘광주시 소규모 밀착 안전망 구축사업’이다.

이 사업은 시대적 화두인 지역 중대재해 예방 사각지대 해소사업에 방점이 찍혔다. 지원 대상은 광주 소재 5~19인 제조업체와 1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이다.

그동안 산업안전 정책은 대기업이나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실제 산업재해는 안전관리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영세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광주경영자총협회 임직원이 지역 내 기업을 현장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원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바로 그 사각지대를 겨냥한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제조 안전 길잡이 구축’을 중심으로 현장 직접 지원이 이뤄진다. 단순 교육이 아니라 실제 작업환경을 바꾸는 물리적 안전 인프라 지원이 핵심이다.

다국어 경고판과 바닥 유도선 시공, 충돌방지 쿠션, 위험구역 LED 표지판, 방염포와 보호구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현장 위험요인을 진단한 뒤 사업장별 맞춤형으로 직접 설치와 지원이 진행된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와 고령 근로자를 고려한 시인성 강화 조끼와 맞춤형 안내체계도 포함됐다. 광주 제조업 현장의 인력 구조 변화가 반영된 대목이다.

현장 컨설팅도 병행된다. 지적 확인 TBM 실습 지도와 OJT 코칭 등을 통해 현장 행동 중심의 안전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건설업 분야에서는 ‘안전 기동대 운영’이 추진된다.

1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이동식 가드레일과 안전펜스, 방염포, 안전로프, 간이 소화기 등을 현장에 즉시 지원하는 형태다. 기동대가 현장을 방문해 위험요인을 진단하고 맞춤형 기술지도와 TBM 실습도 함께 진행한다.

기존 산업안전 사업들이 캠페인과 교육 중심이었다면 이번 사업은 실제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현장 설치형 지원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광주경총은 제조업 인력 유지와 기술 단절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융·복합 가전산업 고용 안착 활성화 지원사업’은 광주 융복합 가전 및 전후방 산업 현장의 구조적 구인난과 입사 초기 단기 이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상 업종은 금속가공, 전자부품, 전기장비, 기계장비 제조업과 뿌리산업 14개 업종 등 사실상 광주 가전산업 기반 전체를 아우른다.

이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돈드 버팀 안착 지원’이다.

신규 채용 기업에는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인건비를 지원하고, 신규 입사자에게는 6개월 근속 시 100만원의 근속 축하금을 지급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채용 부담을 줄이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장기 근속 동기를 높이는 구조인데, 광주 제조업 현장에서 반복되는 ‘입사 후 단기 퇴사’ 문제를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동이용시설개선 지원사업 현장 시찰


두 번째는 ‘현장 이음 상생 지원’이다.

숙련 재직자와 신규 입사자를 1대1로 연결해 현장 적응과 기술 전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사수·부사수 체계를 제도화한 셈이다.

숙련 재직자는 공정 노하우와 작업 방식을 전수하고 신규 입사자는 현장 적응 속도를 높이게 된다. 광주경총은 6개월 유지 시 숙련 재직자에게 60만원의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이는 단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제조업 현장에서 점점 심화되는 숙련 단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적 접근이다.

실제 지역 제조업체들은 숙련 기술자의 고령화와 청년층 제조업 기피 현상이 동시에 심화되면서 기술 전수 체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토로한다.

특히 뿌리산업과 생산직 기반 제조업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이 사라진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광주경총은 이런 문제를 현장 중심의 상생형 구조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세 번째는 ‘동행 매칭 연계 지원’이다.

면접비 지원과 취업 성공 축하금, 현장 소통 간담회 등을 통해 채용 미스매치를 줄이고 조기 이탈을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구직자에게는 면접비 5만원이 지급되며 신규 입사자가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할 경우 취업 성공 축하금 50만원도 지원된다.

기업에는 현장 소통 간담회 비용도 지원된다. 신규 인력과 기존 조직 간 갈등을 줄이고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광주경총이 추진하는 이들 사업은 공통적으로 제조업 현장의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과거 일자리 정책이 단순 채용 실적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채용 이후 유지와 적응, 안전관리, 조직 안정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 산업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광주 제조업은 자동차와 가전, 금형, 전자부품 등 전통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구조다. 하지만 청년층 유입 감소와 생산직 기피, 인건비 상승, 안전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현장 운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대유위니아 사태 이후 협력업체와 전후방 산업 위축까지 이어지면서 제조업 현장에서는 “버티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게 현실이다.

광주경총이 단순 일자리 숫자 확대보다 ‘현장 유지’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광주시 기업 지원사업 통합설명회


특히 이번 사업들은 모두 ‘현장 밀착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사업 구조를 보면 신규 입사자 근속 지원과 조직 적응 프로그램, 사수·부사수 매칭, 다국어 안전 표지판, 현장 위험시설 설치, 안전 기동대 운영 등 현장 체감 요소들이 중심에 배치돼 있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의 사업이 제조업 현장에는 오히려 더 현실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역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거창한 지원보다 당장 필요한 안전시설이나 인건비 부담 완화가 훨씬 절실하다”며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이 늘어나는 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일회성 지원에 그칠 경우 구조적 인력난과 제조업 기피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 지원을 넘어 지역 제조업의 임금과 근로환경, 산업 이미지 개선까지 함께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경총 관계자는 “지역 제조업 현장은 지금 단순한 인력난을 넘어 고용 유지와 안전관리, 숙련기술 전수까지 동시에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업들은 단순 지원금 사업이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버틸 수 있도록 돕는 제조업 기반 유지 사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제조업이 무너지면 결국 지역 일자리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만큼 앞으로도 현장 체감형 지원을 확대해 기업의 고용 안정과 산업 경쟁력 회복을 함께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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