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표류 끝에 닻 올린 ‘영농형 태양광’, 광주·전남 미래 비춰주길 김승남 광주광역시도시공사 사장
김승남@gwangnam.co.kr |
| 2026년 05월 12일(화) 1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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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남 광주도시공사 사장 |
이 법안은 필자가 지난 2021년 11월, 제21대 국회의원 시절 벼랑 끝에 몰린 농촌 소멸의 위기를 타개할 절박한 심정으로 대표 발의했던 법안이다.
무려 4년 6개월이라는 기나긴 기다림 끝에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보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법안 발의 당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최우선으로 삼던 산업통상자원부와 절대농지 보전이라는 굳건한 원칙을 고수하던 농림축산식품부 간의 팽팽한 대립으로 인해 오랜 시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다행스럽게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 전환과 농촌 살리기를 향한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급물살을 타고 마침내 제도적 결실을 맺은 점에 대해 가슴 깊은 환영의 뜻을 표한다.
과거 무분별하게 추진하던 일반적인 농촌 태양광은 외부 거대 자본이 농지를 잠식하고 발전 수익마저 외지인들이 독식하며 지역 주민과의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번에 통과한 영농형 태양광은 그 궤를 완전히 달리하는 혁신적 패러다임이다. 태양광 패널 아래에서 기존의 영농 활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부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일거양득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표가 그 경제적 효용을 증명한다. 2300여 ㎡(약700평) 남짓한 면적에서 100kW 규모의 설비를 가동할 경우, 벼농사 대비 최대 5배에 달하는 연간 1000만 원 안팎의 부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는 고령화와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신음하는 농가에 매월 안정적인 ‘햇빛 연금’을 제공하는 든든한 동아줄이자, 국가적으로는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석이조의 거시적 해법이다.
물론 묵직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영세한 임차농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오직 발전 수익만을 노린 이른바 가짜 농민이 양산되어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식량 안보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매우 타당한 걱정이다. 그렇기에 이번 제정안이 발전 사업의 주체를 실제 영농에 종사하는 농업인과 주민참여협동조합으로 엄격하게 제한한 것은 식량 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시의적절한 안전장치라 평가한다.
나아가 우리는 이웃 일본의 선례를 날카롭게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하위 법령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작물 생육을 위한 차광률 상한선 설정, 농기계의 원활한 진출입을 보장하는 설비 높이(3m 이상) 의무화 등 정교한 물리적 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수확량이 지역 평균의 80%에 미달하거나 경작 의무를 게을리할 경우, 즉각 농지 전용 허가를 취소하고 설비를 철거하는 등 강력한 사후 관리 감독 제도를 병행해야만 농업의 본질을 지켜낼 수 있다.
인프라 확충과 구조적 난제 해결 역시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2030년까지 2500곳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야심 찬 청사진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전력망 확보가 절대적이다.
현재 급증하는 출력제어(발전 제한) 사태를 방어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입을 필수적으로 거론하지만, 그 막대한 설치 및 유지 비용을 개별 농가에 전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국전력 등 공공 영역이 주도하여 중앙 집중형 전력망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국가 차원의 결단이 요구된다.
또한, 향후 쏟아질 태양광 폐패널의 친환경적 처리 방안과 함께, 값싼 외산 자재 무분별 유입으로 인한 설비 내구성 저하를 막기 위해 엄격한 규격을 통과한 검증된 제품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공공 조달 인증제 도입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풍부한 일사량과 광활한 농지를 보유한 영농형 태양광 사업의 절대적 최적지다.
이 천혜의 자원을 바탕으로 광주·전남이 대한민국 탄소중립 실현과 농촌 혁신을 이끄는 거대한 테스트베드로 거듭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더불어 오랜 기다림과 인내 끝에 척박한 땅에 심은 ‘영농형 태양광’이라는 희망의 씨앗이, 마침내 광주·전남의 너른 들녘 위에서 눈부신 미래 산업의 꽃으로 만개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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