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연대…46년 전 그날의 경적 다시 울렸다"

[민주기사의 날… 차량 행진 재현]
택시 등 30여대, 무등경기장~옛 전남도청 4.5㎞ 행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5월 20일(수) 18:45
20일 오후 광주 북구 옛 무등경기장 앞에서 열린 제46주년 민주기사의 날 기념식에서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와 전국 민주택시노동조합 광주본부 조합원 등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1980년 5월, 불의에 맞선 선배 기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겠습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과 함께 계엄군에 맞섰던 ‘민주기사’들의 뜻을 기리는 차량 행진이 20일 광주 도심에서 재현됐다.

이날 오후 광주 북구 임동 무등경기장(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후문에서는 ‘민주기사의 날’ 기념식과 차량 행진 행사가 열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택시 기사와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해 46년 전 오월 항쟁의 현장을 되새겼다.

행사는 국민의례와 오월 영령 및 민주열사 묵념을 시작으로 기념사, 민주기사상 수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차량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 민주기사상은 정승욱 전국민주택시 인천지역본부 위원장, 김길범 전국민주택시 강원지역본부장, 함명록 전국민주택시 광주지역본부 은진택시 위원장이 수상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오월 정신 계승하자”, “투쟁”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회자가 “경적과 조명등은 단순한 소리와 빛이 아닌 멈추지 않는 역사”라고 선언하자 기사들은 차량에 올라 당시 항쟁 행진 재현에 나섰다.

태극기를 단 초록색·노란색 포니 택시 2대가 선두에 섰고, 뒤따른 차량들은 비상등과 전조등을 켠 채 무등경기장부터 광주역, 금남로5가를 지나 옛 전남도청까지 4.5㎞ 구간을 이동했다. 경적 소리가 울려 퍼지자 시민들은 손을 흔들거나 휴대전화로 행진 장면을 기록했다.

이번 행진은 1980년 5월20일 택시와 버스 기사들이 차량 시위를 벌이며 시민 항쟁의 흐름을 바꿨던 역사적 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당시 기사들은 계엄군의 무력 진압에 맞서 차량 수백 대를 몰고 전남도청까지 행진하며 시민들의 항쟁 참여를 이끌었다.

장훈명 5·18광주민중항쟁민주기사동지회장(73)은 “당시 기사들은 계엄군에게 다친 학생과 시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실어 날랐다”며 “1980년 5월의 참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민주기사동지회 창립 기념식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여러분이 민중항쟁의 주인공’이라고 말해 큰 자부심을 느꼈다”며 “1997년 이후 매년 이날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남식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도 “1980년 5월20일 민주기사들은 신군부의 폭압에 굴하지 않고 경적을 울리며 도청으로 향했다”며 “그들의 의거는 광주 공동체의 연대와 저항 정신을 하나로 묶어낸 오월 정신의 상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민주기사들이 보여준 정의와 연대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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