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특별시에 바란다]황광명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

청사 위치·예산배분 등 주민 공감대 형성 시급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5월 21일(목) 19:33
황광명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인구와 산업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호남의 생존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20조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지원과 특례는 지역 발전의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이를 활용해 광역교통망 확충,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 의료·교육 인프라 개선 등을 추진한다면 지역 인구의 유출 추세를 반전시키고 기업 투자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통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공감대 형성이다. 통합 청사 위치, 예산 배분, 행정조직 개편 과정에서 지역 간에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과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통합이 특정 지역만의 이익으로 비춰지지 않고, 광주와 전남 모두가 상생한다는 확신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한 행정통합의 목표가 단순한 ‘덩치 키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생활권 중심의 행정체계 개편과 광역 단위 산업 전략 수립을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광주와 전남은 산업·경제·교통·생활권 측면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를 하나의 초광역 경제권으로 통합할 경우 인공지능(AI), 미래모빌리티, 에너지, 문화관광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축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풍부한 태양광·풍력 자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과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기업 유치는 향후 지역경제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광역 교통망과 정주여건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현재 광주와 전남 간 접근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특히 대중교통 이용 여건은 미흡한 수준이다.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의료·교육·문화·쇼핑 등 생활 인프라를 개선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만 비로소 신성장 기업들의 유치와 청년들의 지역내 정착이 가능해질 것이다.

아울러 통합 이후 대규모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컨트롤 타워 구축 역시 중요하다. 크게 늘어나는 예산이 장기적인 비전 없이 비효율적인 여러 분야로 분산된다면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인구와 산업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통합 자체가 아니라 통합 이후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가느냐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공동 생존과 공동 번영을 향한 지혜와 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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