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떠난 농촌 금융망, 농협이 지킨다

전국 영업점 4867개·ATM 1만6246대…포용금융 역할 강화
광주·전남 핵심 금융 인프라 역할…도서지역까지 공백 메워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2026년 05월 31일(일) 19:36
농협이 시중은행들의 ‘수도권 쏠림’ 속에서도 농촌과 지방 금융망을 지키는 사실상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전환과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시중은행들이 지방 점포와 ATM을 잇따라 축소하는 가운데 농협은 전국 농촌 지역 영업망을 유지하며 금융 접근성을 떠받치고 있다. 농협 상호금융은 단순 금융서비스 제공을 넘어 고령층과 금융 취약계층의 생활 기반 역할까지 수행하며 지역사회 금융 안전망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31일 농협 상호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수도권 점포 비중은 우리은행 71.5%, KB국민은행 68.6%, 신한은행 68.3%, 하나은행 6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 영업점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5년간 국내 4대 은행의 ATM 수는 3500여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비수도권 주민들은 단순 현금 인출이나 통장 정리 같은 기본 금융 업무조차 원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금융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불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은행 점포 폐쇄 이후 금융 업무를 보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읍내나 시내까지 이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금융 접근성 저하가 단순 불편을 넘어 지역 생활 인프라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농협 상호금융은 지역 영업망 유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농협 상호금융의 수도권 점포 비중은 25.4% 수준에 그친다. 이에 반해 영남 1159개, 호남 789개, 충청 743개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총 4867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호남권에서는 광주 161개, 전남 512개 등 총 673개의 점포망을 운영하며, 전국 농협 상호금융 영업망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신안·완도·진도 등 도서지역에도 18개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수익성만으로는 유지가 쉽지 않은 섬 지역까지 금융 서비스를 이어가며 지역 금융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평가다.

ATM 인프라 규모 역시 시중은행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농협은 현재 전국에 1만6246대의 ATM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자동화기기를 줄이는 것과 달리 농협은 농촌 지역 접근성을 고려해 ATM 유지와 확충에 힘을 싣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농협의 생활 금융망 역할은 뚜렷하다. 농협은 현재 광주 329대, 전남 1776대 등 총 2105대의 ATM을 운영하고 있으며 무인점포도 광주 56곳, 전남 389곳 등 총 445곳에 달한다. 비대면 금융 확산 속에서도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촘촘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 주민들의 금융 접근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농협 전남본부 관계자는 “농사철이나 명절 기간에는 현금 인출이나 금융 업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데 주변에 ATM이 부족하면 주민들이 읍내까지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농협의 금융시설은 단순 자동화기기를 넘어 농촌 주민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노후 점포 환경 개선과 금융장비 현대화를 위해 매년 400억원 이상의 예산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하나로마트와 농협 주유소 등 생활 밀착형 거점을 중심으로 ATM 신규 설치와 교체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96대의 ATM을 신규 배치하거나 최신 기기로 교체한 상태다.

농협 측은 단순 금융 서비스 제공을 넘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금융 생태계 구축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훈 농협 상호금융대표이사는 “농협 상호금융은 농업인과 지역사회의 든든한 금융 동반자로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 소외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금융 환경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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