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의 안전을 노리는 소방기관 사칭 사기 주의를

유성애 광주동부소방서 소방장

유성애 gn@gwangnam.co.kr
2026년 06월 05일(금) 18:00
유성애 광주동부소방서 소방장
최근 전국적으로 소방기관·소방공무원을 사칭한 물품 구매·대리 결제 사기 또는 금품 갈취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며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소방청이 2026년 3월 기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3~2025년) 소방기관·소방공무원 사칭 피해 건수는 총 1309건, 피해액은 약 30억원에 달하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범죄 수법은 점차 조직적이고 치밀해져 시민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단순한 전화 사기에서 나아가 문서 위조와 현장 방문까지 동원하는 등 수법이 다양화되고 있다.

사칭범들은 소방기관 직원을 가장해 업체에 전화를 걸어 ‘훈련용 물품이 필요하다’,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 사항이다’, ‘긴급 납품이 필요하다’ 등의 말로 접근한다. 이후 특정 업체 물품을 대신 구매하게 하거나 개인 계좌로 계약금·대금을 송금하도록 유도한다. 일부는 위조 공문서와 명함까지 사용해 실제 공공기관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를 속인다. 더 나아가 위조 직인과 서명을 활용한 가짜 공문 송부, 민생경제지원금과 연계된 소방 용품 구입비 지원 안내라는 허위 전화, 문자 메시지 링크를 통한 확인 절차 위장, 현장 방문 시 가짜 명함 제시 등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다.

특히 ‘즉시 납품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발생한다’는 식으로 긴급성을 강조해 신속한 입금과 거래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이 제대로 대응할 시간을 빼앗는다.

광주의 경우 2023년과 2024년에는 피해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나, 2025년에는 사칭 전화와 물품 구매 요구 등 사기 시도가 다수 발생했다.

당시에는 실제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2026년 3월 북구 용봉동 한 고시원에서는 ‘질식 소화포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안내 전화를 받고 이를 실제 소방 점검으로 오인해 약 500만원의 계약금을 송금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동구 일대 숙박업소 등에서도 안전 점검을 빙자한 소화기 구매 요구가 접수되면서 지역사회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며, 지역사회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

이러한 범죄는 주로 40~60대 자영업자와 소규모 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발생한다.

숙박업소, 음식점, 철물점, 납품업체 등은 평소 공공기관과 연락하거나 안전점검 안내를 받는 경우가 많아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범죄자들은 이러한 점을 악용해 긴급성을 강조하며 신속한 입금과 거래를 유도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소방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 계좌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으며 전화만으로 물품 구매나 대리 결제를 요청하지 않는다. 의심스러운 연락을 받으면 반드시 해당 소방기관 대표번호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피해가 의심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주변인에게 알려 유사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광주동부소방서는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확인 방법과 신고 요령 등 행동 중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언론, 전광판,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집중 홍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안전 수칙을 습관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단순히 ‘주의하라’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소방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공공기관이다. 국민의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기관의 이름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시민은 사칭 전화·문자에 주의하고 의심될 경우 반드시 기관에 확인해야 한다. 국민의 관심과 신속한 신고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으로 성인뿐 아니라 학생, 청소년, 노년층, 장애인, 외국인 등 모든 세대와 계층이 함께 실천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 개개인의 참여가 중요하다. 작은 확인과 신고가 큰 피해를 막고, 지역사회가 함께 대응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전국적 억제 효과로 이어진다. 모든 시민은 범죄 예방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공동체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시민의 눈과 귀가 열려 있을 때 범죄자는 설 자리를 잃고 사회는 더욱 안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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