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업이야기] 최진실 전남도농업기술원 식량작물연구소 연구사

"두류 신품종 육성으로 국산화 앞당기겠다"
동부 ‘장알찬·홍원’ 보급, ‘미당’ 출원…기계수확형 품종 개발
전남 맞춤 콩 품종 지역적응시험 단계…이모작 환경 반영 검증
원원종 생산부터 디지털 재배까지…현장 적용 중심 연구 강화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06월 08일(월) 09:24
최진실 연구사
콩과 녹두, 동부 등 두류는 우리 식탁과 식품산업에 빠질 수 없는 작물이지만 국내 자급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 곡물 가격과 공급망 변화에 영향을 받기 쉽고, 지역 식품산업 역시 안정적인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식량작물연구소 최진실 연구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류 신품종 육성과 종자 생산, 재배기술 연구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연구 성과를 논문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농가 현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최 연구사는 “좋은 품종은 연구실이 아니라 농가에서 평가받는다”며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재배되고 농업인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품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동부 품종 육성이다. 동부는 떡고물과 앙금 등 전통 식품 원료로 널리 사용되지만 국내 생산 기반이 약해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영광 모싯잎송편과 같은 지역 특산품에도 사용되는 만큼 안정적인 국산 원료 생산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 같은 현장 수요를 반영해 개발한 품종이 ‘장알찬’과 ‘홍원’이다. 두 품종은 최근 품종 등록을 마쳤고, 후속 품종인 ‘미당’은 출원 단계에 있다. 특히 미당은 흰색 종피를 가진 국내 최초 계통으로 주목받고 있다.

품종 개발 과정에서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생산량만이 아니다. 농촌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기계수확이 가능한 초형과 재배 안정성이 점차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사는 “동부는 수량뿐 아니라 수확 방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작물”이라며 “기계화가 가능한 품종을 개발해야 노동력을 줄이고 농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콩 품종 개발도 전남 농업환경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전남은 마늘과 양파 수확 뒤 콩을 재배하는 이모작 형태가 많아 생육기간이 짧고 수량이 안정적인 품종이 필요하다.

현재 연구진은 지역적응시험을 통해 유망 계통을 검증하고 있다. 실제 재배 환경에서 생육 특성과 수량성, 쓰러짐 저항성 등을 평가해 전남 맞춤형 품종 선발에 집중하고 있다.

품종 개발과 함께 종자 생산도 중요한 역할이다. 최 연구사는 콩과 녹두 원원종 생산을 담당하며 안정적인 종자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원원종은 보급종 생산의 출발점으로 품종의 순도와 균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종자 생산은 단순히 종자를 늘리는 과정이 아니라 품종 특성을 유지하는 작업”이라며 “농가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종자를 공급하는 것이 연구기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농업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센서를 활용한 수분 관리와 자동 관개 시스템, 드론 기반 생육 모니터링 등을 통해 재배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영농형 태양광 시설 아래에서 콩을 재배하며 차광에 따른 생육 변화와 품질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최 연구사는 “앞으로 품종 개발은 데이터 기반 재배기술과 함께 가야 한다”며 “기후변화와 노동력 부족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류 자급률 향상은 품종 개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라며 “품종 육성과 종자 생산, 재배기술 보급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남 환경에 맞는 우수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안정적인 종자 공급 체계를 구축해 농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연구 성과가 현장에 뿌리내려 농업인의 실질적인 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 중심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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