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힐라"…은행 예금금리 올리며 고객 붙잡기

코스피 강세 속 ‘예금→증시’ 자금 쏠림 심화
연 4%대 상품 속속 등장…지수연동예금도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2026년 06월 08일(월) 10:26
예치금액 1000만원 기준 광주 정기예금 비교표 (제공=마이뱅크)
은행권이 잇달아 예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4%대 1년 만기 정기예금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증시 상승폭에 수익률을 연동하는 지수연동예금들도 선보였다.

주식시장 활황에 정기예금 잔액이 빠르게 줄어드는 등 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또 금리인상 신호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33%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4년 12월(연 3.46%)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2.69%와 비교하면 0.6%p 넘게 오른 수치다.

인천 부평제일새마을금고와 대구 달서새마을금고는 연 4.19%의 금리 상품까지 내놓으며 예금 유치 전쟁에 나섰다.

광주의 저축은행 중 가장 예금 금리가 높은 곳은 더블저축은행으로 연 3.70% 상품을 판매 중이고, JT저축은행은 연 3.67%, 스마트·페퍼저축은행도 각각 연 3.66%, 3.61%의 예금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광주새마을금고의 경우 연 3.70%의 높은 금리상품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코스피 강세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예금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자료에서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99조5740억원으로 주식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10월 말(103조5094억원)보다 4조3764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의 수신잔액도 같은 기간 19조2265억원이 빠져나갔다.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수신잔액도 지난해 10월 말 1119조7482억원에서 지난 3월 말 1099조4574억원으로 20조2908억원이 줄었다.

반면 자산운용회사의 수신잔액은 지난 3월 1402조5116억원으로 지난해 9월(1231조6616억원)보다 170조8500억원 늘어났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보수적인 자금 운용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최근에는 유동성 확보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도 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1일 3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2.65%에서 2.75%로 0.1%p 인상하며 금리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를 시작으로 18~19일 KB국민은행·우리은행, 28일 신한은행이 수신금리를 최대 0.1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만기 6개월 금리는 최고 2.85%, 12개월은 최고 2.90%까지 올라갔다.

광주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최고 연 3.41%의 금리를 제공하는 비대면 전용 ‘특판! 디지털예금 금리UP 이벤트’를 진행한다. 12개월 이상, 가입금액 1000만원 이상으로 신규 가입한 뒤 만기 해지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총 1000억원 한도로 모집 예정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6일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효과가 미미했는지 12일 만인 28일에 다시 금리를 올려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3.10%에서 3.20%로, 12개월 만기 자유적금 금리를 연 3.25%에서 3.40%로 높였다.

최근에는 원금을 보장하되 주가가 일정수준 오르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인 ‘지수연동예금(ELD)’도 출시하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4호’를 출시했다.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상품이다. 세부적으로 상승추구형(최저이율보장형), 상승낙아웃형(고수익추구형), 범위수익추구형 등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이 중 상승낙아웃형은 기초자산 상승률에 따라 최저 연 2.00%부터 최고 연 10.75%의 만기 이율을 제공한다. 다만, 코스피200 지수가 기준 지수보다 25% 초과 상승하는 경우 연 2.00%로 만기 이율이 확정된다.

IBK기업은행도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IBK지수연동예금(ELD) 26-1차’를 만기 1년과 6개월로 출시했다. ‘안정상승낙아웃형 6개월’은 코스피200 지수가 기준 지수보다 20% 이하 상승할 경우 연 0.5∼6.3%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안정상승낙아웃형 1년’은 30% 이하 상승 구간까지 연동되며, 수익률은 연 1.5∼6.0% 수준이다. 코스피200 지수가 기준 지수 대비 정해진 상승률을 초과해 오를 경우 연 0.5%와 2.5%의 수익률이 각각 확정된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은 증시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이탈하자 수신 기반 방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예금금리 인상만으로 자금 유출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수신금리 상승은 은행들의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 부담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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