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굴들에 담긴 세계…충만한 생의 순간

조영신 제2회 사진전 26일까지 광주 리아트센터
감각에 대한 탐색…잊고 지냈던 시간·감정 호출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6월 12일(금) 17:09
조영신씨의 두 번째 사진전이 오는 26일까지 광주 예술의거리 리아트센터 1층에서 ‘작은 얼굴들, 하나의 세계’라는 타이틀로 열리고 있다. 전시 모습.
“작은 얼굴들, 하나의 세계’라는 타이틀로 한 조영신 작가의 두 번째 사진전 전경.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마주한 아이들의 얼굴을 통해 인간들이 무의식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흐르는 감수성을 조용히 불러내는 조영신씨의 두 번째 사진전이 지난 4일 개막, 오는 26일까지 광주 예술의거리 리아트센터 1층에서 ‘작은 얼굴들, 하나의 세계’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그의 작품에는 낯선 장소와 문화의 기록처럼 보이지만, 사진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들의 시선과 표정이 놓여 있다. 아이들은 각기 다른 환경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얼굴에는 호기심과 수줍음, 꾸밈없는 미소와 장난기가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관람자로 하여금 자신의 유년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사진 속 아이들은 이국적인 풍경을 설명하기 위한 장식적 존재가 아니다. 그의 카메라는 문화와 언어, 종교와 생활환경의 차이를 넘어, 아직 세상의 속도에 길들여지지 않은 눈빛과 타인을 향해 열려 있는 태도를 포착한다.

이는 인간 안에 가장 오래된 감정, 즉 삶을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감각에 대한 탐색이며, 아이들을 통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시간과 감정을 다시 호출하는 방식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아이들의 초상을 대하는 그의 태도다. 아이들을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으로 재현하지 않으며, 가난이나 결핍의 상징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 관람자도 세상의 아이들을 그렇게 해석해주길 요구하는 듯하다.

화면 속 아이들은 각자의 눈빛과 몸짓, 표정을 통해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카메라 앞에 서 있다. 정면을 응시하는 호기심 어린 눈, 시선을 비껴가는 부끄러움,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웃음은 이들이 하나의 집단적 이미지로 환원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색채가 제거된 화면 속에서 관람자는 피부색이나 지역적 정보보다 표정과 눈빛, 손짓과 움직임에 집중하게 된다. 빛은 아이들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거나 강한 대비로 드러내며, 그 안에 머무는 감정을 조용히 강조한다.

줄넘기를 하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특정한 사회적 서사로 환원되지 않고, 그 자체로 충만한 생의 순간으로 다가온다.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지는 작품들은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지점이 ‘다름’의 나열이 아니라 ‘연결’의 감각이다.

서로 다른 나라와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과 평화를 바라는 마음, 세상을 향해 두 팔을 벌릴 수 있는 태도가 공통으로 흐른다. 작은 얼굴들은 하나의 세계처럼 이어지며, 관람자에게 묻는다.

관심이 가는 작품으로는 니캅을 쓴 이슬람 여성들이 줄지어 어딘가로 들어가는 순간이다. 유독 긴장된 공기를 형성한다. 얼굴 대부분이 가려진 채 드러난 눈빛은 불안과 경계, 그리고 설명되지 않는 주저함을 머금고 있다.

카메라는 그들이 향하는 ‘안쪽’의 공간을 명확히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관람자로 하여금 그 줄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상상하게 만든다. 이는 작가가 그 여성들을 대상화하거나 특정 상황의 상징으로 소비하지 않고, 개별 존재의 감정 상태를 존중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그의 사진 앞에서 타인을 바라보는 동시에, 타인을 규정해 왔던 자기 자신의 시선을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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