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문 안 돼요"…스타벅스, 사상 첫 조기 종료

전국 매장 오후 3시 영업 종료…브랜드·윤리 교육 진행
‘탱크데이’ 논란 후속 조치…재발 방지·신뢰 회복 나서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6월 22일(월) 18:14
22일 오후 광주 한 스타벅스 매장에 역사 인식 교육으로 영업시간을 변경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인 지난달 18일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탱크 데이’ 판매 촉진 행사를 열어 공분을 샀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오늘은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합니다”

22일 오후 2시 50분, 광주 서구의 한 스타벅스.

평소라면 매장을 찾아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들과 자리를 잡고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로 북적일 시간대지만, 이날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조기 영업 종료를 알리는 직원들의 안내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장 카운터 앞에는 마지막 주문을 하려는 손님들이 서둘러 줄을 섰다.

일부 손님들은 자리를 정리하며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곳곳을 정리하던 직원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오늘은 조기 영업 종료로 이용이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뒤늦게 매장을 찾은 일부 손님은 “지금 주문 안 되나요”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물었고, 직원은 비치된 안내문구를 가르키며 “곧 마감이라 주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손님은 잠시 머뭇거리다 발길을 돌렸다.

오후 3시 정각이 되자 손님들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앞치마를 두른 직원들만 남았고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매장에 설치된 모니터 앞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전국 스타벅스 매장은 같은 시각 일제히 문을 닫았다.

지난 1999년 국내 1호점 개점 이후 처음 있는 전국 단위 조기 영업 종료다.

이내 영업이 중단된 매장 모니터에는 ‘브랜드 가치 워크숍’ 영상이 조용히 재생되기 시작했다.

교육은 지난달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마련된 후속 조치다.

당시 일부 문구가 역사적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됐고, 회사는 행사 중단과 함께 공식 사과, 경영진 인사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날 교육 영상에는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기업 윤리에 대한 강연이 담겼다.

화면이 켜지자 주변 소음은 자연스럽게 잦아들었고,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화면으로 향했다. 방금 전까지 손님 응대가 이어지던 공간은 순식간에 강의실처럼 바뀌었다.

직원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화면을 바라보며 필기를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교육은 지난달 불거진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마련된 후속 조치다.

당시 텀블러 프로모션에 사용된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으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행사는 중단됐고, 회사는 공식 사과와 함께 경영진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교육 영상에는 ‘기업이 가져야 할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과 윤리 기준’을 주제로 한 강연이 담겼다.

직원들은 역사와 사회 이슈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되짚는 내용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매장에 참석하지 못한 직원들은 별도 온라인 교육을 통해 동일한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교육 이후 매장에서는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습도 보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통해 중요성을 공감하고, 스타벅스가 지향하는 가치 등에 대해 소통하는 ‘브랜드 가치 워크숍’을 진행했다”며 “재발 방지와 함께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스타벅스코리아는 교육에 이어 마케팅 의사결정 체계도 대폭 손질할 계획이다. 앞으로 모든 마케팅 기획 단계에 ‘사회적 민감도 체크리스트’를 의무 적용하고, 다중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 논란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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