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폐업·24억 임금체불…병원장 형제 재판행

방만 경영…근로자 100명 임금·퇴직금 등 미지급
피해 회복 회피…AI 허위문서로 법원 제출 혐의도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6월 22일(월) 18:20
광주지방검찰청
광주 서구의 한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근로자 100여명의 임금과 퇴직금 24억원 상당을 체불한 병원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병원장의 동생은 구속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허위 문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황진아)는 근로기준법 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광주지역 한 요양병원 원장 A씨(59)를 구속 기소했다. 또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병원 행정이사인 동생 B씨(57)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폐업한 광주지역 C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근로자 107명의 임금과 해고예고수당, 퇴직금 등 24억5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방만한 경영과 개인 채무로 경영난에 빠지자 별다른 근로자 보호 대책 없이 병원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 120명을 전원 해고했다. 이 과정에서 약 27억원 상당의 임금과 퇴직금이 체불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개인 채무 9000여만원으로 인해 병원의 요양급여 채권 약 4억원이 압류되자 이를 폐업 사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채권자가 압류를 해제한 이후에도 병원 운영을 재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병원 폐업 이후에도 형제가 체불임금 해결보다 재산 보전에 주력한 정황을 확인했다. 병원 부지와 건물은 동생 B씨가 주요 주주로 있는 별도 법인 소유였으며, 형제는 병원 운영 법인과 부동산 소유 법인을 분리한 뒤 근로자 피해 회복보다 건물과 토지를 다른 의료인에게 매각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가 체불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간이대지급금 제도를 악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형제는 3개월간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근로를 제공받고 병원을 폐업했으며, 이 기간 발생한 약 12억원 상당의 요양급여 채권은 다른 금융권 채무의 담보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법원을 상대로 한 허위 문서 제출 사실도 드러났다.

B씨는 지난달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병원 자산 매각대금을 근로자들에게 우선 지급하겠다”, “근로자들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이사회 의사록과 약정서를 위조해 법원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문서가 AI를 활용해 작성된 허위 문서이며, 근로자와 법인 이사들의 서명·날인을 무단으로 위조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역 내 대규모 실직과 임금체불을 초래한 사건”이라며 “피해 회복을 외면한 채 개인 재산 보전에 집중한 정황과 AI를 이용한 허위 문서 작성·제출 사실까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고용노동청과 협력해 악의적·상습적 임금체불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역 체불임금 규모는 지난해 1013억원으로 전년보다 135억원 증가했다. 이는 비슷한 인구의 대전·울산·창원보다 체불액 규모가 2~4배 많고, 부산·대구와 비교해도 높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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