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대한민국 두 번째 반도체 심장 된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들여다보니
전남광주, 대한민국 두 번째 반도체 심장 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팹 4기…정부, 800조 투자 공식화
전력·용수 책임 공급…AI·RE100·반도체 잇는 국가산업축 대전환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06월 30일(화) 10:51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지도가 바뀐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국가 반도체 생산기반이 처음으로 서남권까지 확장되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국가 첨단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공식 편입됐다. 정부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팹 2기와 SK하이닉스 메모리 팹 2기 등 총 4기의 생산시설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전력과 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은 국가가 책임지고 공급하기로 했다. 수도권 중심의 산업정책을 넘어 국가 균형성장 전략과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결합한 첫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가 29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광주·전남과 가장 밀접한 사업은 단연 반도체 분야다. 정부는 AI 시대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 생산능력을 조기에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국가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거점전’ 전략을 제시했다. 그 첫 번째 대상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다. 정부는 기업들의 신규 팹 부지 수요와 산업 인프라, 정주여건, 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메모리 팹 2기씩, 모두 4기의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는 점이다. 메모리 팹은 연구시설이나 후공정 공장이 아니라 웨이퍼 공정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전공정 핵심시설이다. 그동안 광주가 반도체 후공정과 인공지능(AI) 산업 기반을 차근차근 구축해 왔다면, 이번 발표는 국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핵심 축까지 광주·전남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도권 밖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함께 국가 전략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구상이 공식 제시됐다는 점도 이번 발표의 상징성을 높이고 있다.

투자 규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생산거점 조성에 총 800조원을 투입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800조원은 단순히 공장 건설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메모리 팹을 중심으로 장비와 소재, 부품, 협력기업, 연구개발, 산업단지와 기반시설까지 포함하는 국가 단위 산업생태계 조성 프로젝트에 가깝다. 하나의 공장을 유치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반도체 산업권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정부가 전력과 용수를 국가가 직접 책임지겠다고 명시한 점도 주목된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입지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동안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전력과 용수 확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번 발표에서는 재생에너지와 기존 전력망을 활용해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고, 용수는 도수관로 구축과 대체 수자원 활용 등을 통해 적기에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인프라 공급을 직접 책임지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입지 논란에도 사실상 답을 내놓은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주와 전남이 각각 구축해 온 산업 기반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광주는 국가 AI데이터센터와 AI 집적단지, GIST를 중심으로 AI 연구개발 역량을 축적해 왔고, 전남은 전국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생산 기반과 넓은 산업용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이 결합되면 ‘AI-반도체-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가 하나로 연결되는 새로운 첨단산업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 산업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 기반인 만큼, 데이터센터와 메모리 생산시설을 같은 권역에서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은 광주·전남만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기업이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산업단지 조성과 인허가 절차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전력과 용수 공급은 물론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 맞춤형 산업용지 공급, 기업 참여형 개발 방식 등을 함께 추진해 생산시설 구축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역 거점대학과 연구기관을 연계한 반도체 인재 양성도 병행해 생산과 연구, 인력 공급이 선순환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업 투자 유치 계획을 넘어 국가 산업 전략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됐던 반도체 생산 기반을 국가 차원에서 서남권으로 확대하고, 통합특별시 출범과 맞물려 광주의 AI 경쟁력과 전남의 재생에너지·산업입지를 하나의 성장축으로 연결하겠다는 청사진이 처음으로 구체화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메모리 팹 4기와 800조원 투자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가 집적된 대한민국 남부권 최대 첨단산업 거점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메모리 팹 4기 구축 계획은 단순히 생산공장 몇 개가 들어서는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 반도체 공장 한 곳이 들어서면 장비와 소재, 부품 기업은 물론 물류와 유지보수, 연구개발 기업까지 연쇄적으로 입주하는 산업 특성이 있다. 세계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가 하나의 공장이 아니라 수백 개 협력기업이 함께 모여 형성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가 제시한 800조원 투자 역시 생산시설뿐 아니라 협력기업과 기반시설, 산업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국가 단위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기존 산업단지 조성과는 규모와 성격이 다르다.

정부가 전력과 용수 공급을 직접 책임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산업생태계를 전제로 한 조치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초순수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싸고 일부에서 제기했던 전력과 용수 부족 우려에 대해 정부가 국가 차원의 공급 책임을 명시하면서 입지 논란에도 사실상 선을 그은 셈이다. 앞으로는 부지 조성과 인허가, 교통망 구축 등이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발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직후 나온 첫 국가 산업전략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행정통합으로 하나의 생활·경제권을 구축한 광주와 전남이 AI와 재생에너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가 첨단산업의 새로운 축을 맡게 되면서 통합특별시의 성장 전략도 보다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됐던 반도체 생산기반을 국가 차원에서 서남권으로 확장한다는 정부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광주·전남은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가 집적된 대한민국 남부권 최대 첨단산업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양동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82784311541012010
프린트 시간 : 2026년 06월 30일 13:5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