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684명 창업가 배출…광주 창업 생태계 요람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 2011년 전국 두 번째 개소
최근 4년 매출 362억원·고용 274명…기술창업 산실
글로벌·딥테크 전환…호남권 혁신기업 육성 거점 도약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6월 30일(화) 18:00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자금과 경험, 네트워크가 부족하면 창업 자체가 어려운 시기다. 특히 투자와 창업 지원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에서 광주지역 청년들에게 창업은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으로 남아 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지난 15년간 지역 청년 창업가들의 도전을 뒷받침하며 기술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온 곳이 있다. 바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호남연수원 내 위치한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다.

2011년 전국 두 번째 청년창업사관학교로 문을 연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는 창업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자금과 교육, 멘토링, 투자유치, 판로개척 등을 지원하며 지역 대표 창업지원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가 문을 연 당시만 해도 지역 창업 환경은 지금과는 크게 달랐다.

당시 기술 기반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사업화 자금은 물론 전문적인 창업 교육과 멘토링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창업을 결심하더라도 수도권으로 이동하거나 개인 역량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기술창업은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제품 개발과 시제품 제작, 특허 출원, 인증 획득, 판로 개척, 투자유치 등 사업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 왔다.

창업기업은 입교 후 사업화 자금 지원을 비롯해 시제품 제작과 제품 고도화, 지식재산권(IP) 확보, 인증 취득, 마케팅, 판로개척, 투자유치 연계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전담교수의 밀착 관리와 전문가 멘토링, 실무 중심 코칭을 통해 창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입교기업 간 교류와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선배기업 멘토링과 창업자 네트워킹, 협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창업가들이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창업 초기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자금뿐 아니라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라는 점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지원은 성과로 이어졌다.

최근 4개년 기준 졸업생은 총 248명이다. 기수별로는 12기 55명, 13기 48명, 14기 45명, 15기 45명이 졸업했다. 이들이 창출한 매출액은 361억9400만원, 고용 인원은 274명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는 기술창업 중심의 지원 체계를 구축하며 지역 창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에도 기여해 왔다.

과거 지역 창업이 음식점이나 소규모 자영업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모빌리티 등 기술 기반 스타트업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역시 기술창업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해 사업모델 수립과 제품 개발,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 ‘글로벌7기 딥테크 1기 비전리더십’ 캠프에 참여한 창업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글로벌7기 딥테크 1기 비전리더십 캠프


지역 창업 생태계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역할은 성장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라이다 전문기업인 에스오에스랩(대표 정지성)이다.

에스오에스랩은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 6·7기 출신 기업으로 2024년 6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지역에서 출발한 기술창업 기업이 성장과 투자유치를 거쳐 상장 기업으로 도약한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 사례를 넘어 지역 청년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창업 후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면 투자와 인재 확보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지역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술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있어서다.

졸업기업들이 다시 후배 창업기업의 멘토와 협력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창업 초기 지원을 받았던 기업들이 성장 이후 축적한 기술과 사업화 경험을 후배 기업들과 공유하면서 지역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점차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창업가 간 네트워크가 확대되면서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협업, 투자 연계 등 다양한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호남연수원에서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공공기관 간 협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역 혁신기관과의 공동 연구개발(R&D), 기술 실증,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창업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여기에 정책자금과 민간 투자 연계까지 강화되면서 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 투자유치, 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도 한층 견고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창업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안정적인 취업을 우선시하던 과거와 달리 AI와 바이오, 미래차,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직접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창업 문화가 점차 확산되면서 지역 창업 생태계 역시 단순한 창업기업 수 확대를 넘어 혁신기업을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광주가 AI집적단지 조성과 국가AI데이터센터 구축, 미래차 산업 육성 등을 추진하면서 기술창업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창업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올해부터 기존 청년창업사관학교 체계를 글로벌·딥테크 창업사관학교로 확대 개편했다. 창업 초기 기업 육성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과 첨단 기술 상용화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인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왼쪽 첫번째) 등 청년창업가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특히 광주는 수도권, 영남권과 함께 전국 3대 거점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기존 글로벌창업사관학교가 서울 한 곳에서만 운영됐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수도권·호남권·영남권 체계로 확대됐다. 광주는 호남권 창업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투자유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지원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글로벌 심화과정 100개사, 딥테크 심화과정 200개사 등 총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업당 최대 2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글로벌 심화과정은 글로벌 5G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해외 진출 역량 진단과 글로벌 멘토링, 해외시장 정보 제공, 현지 액셀러레이터 연계, 투자유치 지원, 정책자금 연계 등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한다. 미국과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 진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인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앞줄 오른쪽 세번째) 등 청년창업가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딥테크 심화과정도 새롭게 도입됐다.

AI와 로봇, 바이오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술 상용화와 투자유치, 시장 진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업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과거 창업 지원 정책이 기업 설립과 초기 사업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해외 시장 진출과 기술 상용화, 투자유치 등 기업 성장 단계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 경쟁력을 갖춘 지역 스타트업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고도화하는 셈이다.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는 앞으로도 기술 기반 청년 창업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AI와 모빌리티, 바이오 등 미래산업 분야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글로벌 진출과 투자유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해 지역 혁신기업 성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임관석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호남연수원 팀장은 “광주청년창업사관학교는 지난 15년 동안 지역 청년 창업가들의 성장을 지원하며 기술창업 생태계 기반을 구축해 왔다”며 “앞으로는 글로벌·딥테크 분야 유망 기업을 집중 육성해 지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이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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