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20만·GRDP 159조원 초광역 메가시티 ‘첫발’

수도권 일극 체제 넘는 남부권 성장축 마련…국가균형발전 기대
통합특별시장 장관급 위상 확보…권한 강화 행정 경쟁력 등 제고
광주형 도시행정·전남형 농어촌 지원 접목해 통합 행정체계 구축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2026년 07월 01일(수) 01:00
광주 광산구청 시민광장에서 리라어린이집(원장 오경자)원생들과 시민·공직자들이 새롭게 출범하는 전남·광주 통합 특별시를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40년 만에 광주·전남이 다시 뭉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국토 면적의 약 12%를 차지하는 전남광주는 단순히 크기만 커지는 것이 아닌 인구 약 320만명, 지역 내 총생산(GRDP) 약 159조원 규모의 거대 지방정부로,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남부권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전국 첫 초광역 통합 지방정부가 세워지면서 지역민의 삶 또한 눈에 띄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초광역 메가시티 탄생

전남과 광주는 행정통합으로 인구 320만, 지역내총생산(GRDP) 159조원 규모의 초광역 메가시티로 재탄생한다.

경제 규모는 서울과 경기에 이어 전국 3위, 인구는 전국 5위 규모로 체급이 수도권 규모로 올라간다.

통합 이전 광주시의 인구는 140만, 전남은 180만으로 인구 소멸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번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하고 남부권에 독자적 경제 거점을 구축, 국가 균형 발전을 꾀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이번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이 동시에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이 살아남기 위해 꺼내든 생존 전략에 가깝다.

그동안 광주와 전남은 생활권과 경제권을 공유하면서도 산업 정책과 교통망, 공항 이전, 에너지 전략을 별도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저성장과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더 이상 따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지역 안팎에서 커졌다.

광주는 인공지능(AI)과 미래차, 에너지 산업 등 첨단산업 기반은 갖췄지만 도시 확장 공간이 부족했다. 반면 전남은 전국 최대 수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과 산업 부지를 보유하고도 기업과 청년 인구 유출 문제를 겪어야 했다. 광주의 기술·연구 역량과 전남의 산업·에너지 기반을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통합 논의의 배경이 됐다.

이후 양 시·도의 행정통합 추진이 추진, 올해 1월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일사천리로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지난 2월 3일 전남광주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 발의됐으며 3월 1일 국회를 통과, 나흘 뒤 국무회의에 의결돼 법적 근거를 갖췄다. 이후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후보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 당선되며 전남광주를 이끌어 나가게 됐다.



△높아진 행정적 위상

광주와 전남이 하나가 되면서 행정 분야는 가장 큰 변화를 맞는다.

우선 행정 조직의 위상이 커진다. 초대 통합특별시장인 민형배 통합시장에게는 장관급의 위상이 부여되며, 국무회의에 참석해 지역의 핵심 현안을 중앙정부에 직접 건의할 수 있다.

행정기구 역시도 차관급 부시장 4명을 둬 행정과 민생, 문화, 경제 등 분야를 전담케 한다. 조직은 4실, 7본부, 24국 체제로 출발해 행정 효율성이나 사안에 따라 개편할 수 있다.

기존에 광주와 전남이 각각 운영하던 기획과 산업, 경제 기능을 단일 실·본부장이 총괄한다.

예산 규모도 더욱 확대된다. 행정통합에 따라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연간 최대 5조원(4년간 최대 20조원)의 예산이 내려올 경우 지역발전을 위한 보다 적극인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

중앙정부가 보유했던 대형 개발 사업 인허가권, 경제자유구역 지정권 등 핵심 권한도 통합특별시로 대거 이양된다.

국가 재정이나 중앙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이 주도적으로 글로벌 대기업 투자 유치나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치 행정·입법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논란의 중심이던 주청사 문제는 따로 한 군데로 결정하지 않고 주 사무소의 주소지만 전남 동부청사에 두고, 3청사를 균형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도시행정 등 분야 광주형 감시·통제 장치 확대

기존 광주시·전남도 조례 1904건 중 699건이 정비 대상으로 분류돼 안건협의체 논의를 거쳐 출범일 처리 대상은 233건으로 압축됐다.

통합제정 조례안 226건, 폐지 조례안 7건 외에 특별법상 권한 행사와 특례 적용에 필요한 위임조례 17건도 처리된다.

사무위임 조례는 통합특별시장 권한 사무 일부를 시장·군수·구청장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등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해 기존 광주 자치구와 전남 시·군을 함께 포괄하는 행정체계를 마련했다.

기금 조례는 광주 2028년 말, 전남 2029년 말로 달랐던 존속 기한을 2029년 12월 31일로 통일했다.

다만 202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광주와 전남 계정을 분리 운용해 통합 초기 재정 부담과 책임 소재 논란을 줄이기로 했다.

감사, 정보공개, 민간투자, 정책연구용역 등 도시행정 분야에서는 광주형 감시·통제 제도가 통합특별시 전체로 확장하는 경향이다.

민간투자 사업 조례는 제3자 제안 공고, 기본계획 고시, 투자 공모 전에 의회 동의를 받고 실시협약도 20일 이상 시보와 홈페이지에 예고하도록 했다.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는 기존 광주·전남 조례에 없던 채무부담행위, 보증채무 부담행위, 예산 외 의무 부담까지 심의 대상으로 넣어 대형 사업의 장래 재정 부담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게 했다.

시민감사관은 정원을 200명 이내로 넓히되, 사무 관할 제한과 겸직 금지 등 운영 통제 장치는 광주 기준을 반영했다.

광주 행정옴부즈만위원회와 전남 도민고충처리위원회는 시민고충처리위원회로 통합하기로 조례안을 정리했다.

집행부 ‘공식인장’ 조례는 청인·직인·특수관인 등 3종 체계를 청인·직인 2종으로 정리하고, 부시장 담당 사무 전용 공인과 민원사무 전용 공인을 추가했다.



△농어촌·소방 등 지원책은 전남형 모델

농·축·수산 분야는 전남형 농어촌 지원제도가 광주권으로 확대되는 성격이 뚜렷하다.

광주는 도시형 농업 지원 조례가 중심이었던 반면 전남은 농업·농촌·고령 농어업인·수산·축산 지원 조례가 촘촘하게 운영돼 통합 이후 광주권 농업인도 전남형 지원체계로 편입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농업인 월급제의 경우 광주는 벼 재배 농가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통합 이후에는 전남 기준을 반영해 식량작물·과수·채소 등 협약금융기관 자체 수매 품목까지 지원 대상을 넓혔다.

광주시장에게 직접 신청하는 방식도 시장·군수·구청장을 거치는 것으로 바뀐다.

다만 지도·감독과 지원금 변경·취소·회수 규정은 광주 기준을 반영해 지원 확대와 사후 관리 장치를 함께 담았다.

농업농촌 및 농업인 육성 기본조례는 농촌개발, 농업인 복지, 고령 농어업인 지원, 농정혁신위원회 운영 근거를 하나로 묶었다.

먹거리 보장 조례도 지역 농수축산물 공급, 공공기관 지역 먹거리 공급 시스템, 관련 예산 지원 등 전남 기준을 반영해 공공 급식과 지역 농수축산물 유통을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소방 분야에서도 전남형 현장 지원 기준이 광주권으로 확대된다.

의용소방대 장학금은 대원과 자녀를 모두 지원 대상으로 규정했고, 의용소방대 경비지원은 통합특별시장과 시장·군수·구청장이 함께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위험물 안전관리 과태료는 1차 위반 50만원, 2차 100만원, 3차 이상 200만원 등 전남 기준으로 일원화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광주형 첨단산업 기반이 통합특별시 산업정책의 근거로 반영된다.

인공지능(AI)산업 육성 조례는 AI 산업융합 집적단지, 데이터센터, 산업융합원 등 광주 기반 시설을 통합특별시 산업정책 체계에 포함해 전남권 산업단지와 광주 AI 기반을 연결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된다.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 조례도 광주와 전남이 공동 추진 중인 양자클러스터 공모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정비된다.



△교통·의료 등 생활 편의 향상

지역민의 생활 편의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의 경우 광주·전남 전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는 광역 교통망 체계가 구축돼 지역이 하나의 생활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광역철도와 간선도로망, 대중교통 노선을 단일 도시계획 안에서 설계할 수 있는 만큼 출퇴근 시간과 물류 이동 구조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 체계의 변화도 통합 이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다.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는 청년 지원, 출산·보육 정책, 노인 돌봄, 취약계층 지원 등에서 서로 다른 기준과 세부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통합이 이뤄지면 복지 정책이 광역 단위 기준으로 재정비되기 때문이다.

광주에 집중된 문화·복지 인프라가 확대될 수 있고, 전남의 우수 지원책을 광주시민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의료 분야 역시 통합 이후 구조적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광주에는 상급종합병원과 대형 의료기관이 밀집해 있지만, 전남 일부 지역은 응급의료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때문에 응급의료 체계 통합, 공공병원 확충, 권역별 책임의료기관 강화, 원격의료 인프라 확대 등이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광주에 집중된 전문 의료 자원을 전남 동부·서남권과 연계해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국립의과대학이 전남에 들어서게 되는 만큼 동부권과 서부권에 각각 대학병원을 설립해 행정통합 시대에 걸맞은 권역 책임 의료 체계가 작동될 수도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광주와 전남이 힘을 모아 더 크게 성장하고, 그 성과가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으로 이어지는 특별시를 만들겠다”며 “광주에 살든, 순천·여수에 살든, 목포·무안에 살든 통합이 내 삶을 바꿨다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의 과실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계층에 머물지 않고 모든 시민에게 돌아가는 시민주권정부를 만들겠다”며 “4년 뒤 시민 여러분께 ‘통합하길 정말 잘했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압도적 성장으로 전남광주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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