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 통합추진’ 여수광양항만공사 위축 우려

고유 특성·사업 영역 무시…해운물류 주권 후퇴
박성현 시장·노조 "핵심 기능 퇴색·경쟁력 저하"

광양=김귀진 기자 lkkjin@gwangnam.co.kr
2026년 07월 02일(목) 16:49
광양항컨테이너부두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정부가 추진 중인 항만공사 통합 추진 계획이 알려지면서 광양지역에서도 항만 특성과 사업영역 등을 무시한 정책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가 통합되면 통합항만공사 본사는 부산항이 되는 것은 물론 여수광양항은 지사나 사업소 등으로 전락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개 항만공사의 통합추진은 지난 4월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 개편 TF에서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해 ‘(가칭)한국항만공사’를 설립하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기능 개편안’을 성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재정경제부는 항만공사의 인사·회계·자산관리 등을 별도로 수행함에 따라 중복비용이 발생하고 있어 비효율을 없애고 국가 차원의 일원화된 항만물류 전략 수립이 필요해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4개 공사별로 분산된 인사, 재무, 기획 조직을 일원화해 운영 비용을 줄이고 공공기관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해수부는 전국 4개 항만공사의 설립 목적과 담당 기능이 서로 달라 일괄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통합추진 계획이 알려지자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 노조는 “무역항의 개발 및 관리·운영을 위해 설립된 항만공사는 항만공사법에 따라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 무역항을 경쟁력 있는 해운물류의 중심기지로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위법 소지가 큰 일방적 구조조정이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4개 항만공사 강제통합은 각 항만의 고유한 특성과 그에 기반한 사업 영역을 무시하는 ‘탁상공론형’ 정책이며 통합이 성사된다면 우리나라는 해운물류 주권이 후퇴하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항은 컨테이너 중심의 글로벌 물류허브항,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 및 크루즈, 물류의 관문, 울산항은 석유화학 및 에너지 특화항,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 원자재 중심의 ‘국가 기간산업 지원기지’로 자리매김해오면서 해당 영역에 대한 전문성 있는 인재들로 구성·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철희 여수광양항항만공사 노조위원장은 “4개 항만공사가 통합되면 본사가 부산으로 가게 돼 여수광양항의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항만도 발전하지 못한다”며 “시민단체들과 함께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강병호 여수광양항만물류협회장은 “4개 항만공사가 통합되면 항만 고유의 제 기능 역할을 하게 될지 의문”이라며 “각 항만의 역할이 있는데 비용 측면의 효율성만을 바라보고 통합하면 경쟁력만 저하될 것이다”고 밝혔다.

박성현 광양시장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달 22일 ‘항만공사 통합 논의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광양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총 수출입 물동량 1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불멸의 제1수출입 관문항이다”며 “국가 기간산업의 최전선에서 수출입 관문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온 광양항만공사 통합이 강행된다면 핵심적 기능이 퇴색하고 수출 전선의 마비로 이어질 것이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전국 항만공사 통합논의에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하며 국가 백년대계를 흔드는 무책임한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가까운 일본은 지방분권시대에 맞춰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조합(나고야항)을 구성, 운영해오고 있다.

지방 분권시대에 항만의 특성과 경쟁력 보다 효율성만을 앞세우며 항만이용기업, 현장 노동자, 지역사회 동의 없이 4개 항만공사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큰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는 연간 3억t에 가까운 물동량을 처리하면서 국내 최대 수출입항만의 위상을 유지해 오고 있는 여수광양항이 공사통합으로 화물만을 처리하는 단순 사업장으로 전락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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