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저온창고 화재 사고 원인 ‘총체적 부실’

우레탄 화재 대응·지휘능력 등 미흡…안전원칙도 미준수
소방, 대응 교육 강화…5000명 확충·첨단장비 보급 확대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7월 05일(일) 13:13
지난 4월 전남광주특별시 완도 지역에서 발생한 저온창고 화재 현장 모습. 사진제공=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
전남광주특별시 완도군에 마련된 순직 소방관 빈소에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화마 속에서 숭고한 희생을 한 고인들을 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조전을 낭독하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
전남광주특별시 완도 지역에서 발생한 저온창고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들을 기리는 분향소가 마련된 모습. 사진제공=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


지난 4월 전남광주특별시 완도 저온창고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사고는 우레탄 폼 건축물의 위험성이 현장에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고, 현장 지휘와 대응 전술, 안전관리까지 전반적으로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청은 현장 대응체계를 전면 개선하고 오는 2030년까지 현장 인력 5000명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소방청은 3일 완도 저온창고 화재 순직사고와 관련한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는 지난 4월12일 오전 8시 25분 완도군 군외면의 한 저온창고에서 발생했다. 작업자가 바닥 에폭시를 제거하기 위해 LP가스 토치를 사용하던 중 발생한 불티가 바닥과 벽면 강판 틈새로 들어가 내부 우레탄 폼에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창고는 창문이나 개구부가 없는 밀폐 구조였다. 우레탄 폼이 열분해되며 발생한 가연성 가스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천장에 축적됐고, 이후 불길이 강판 뒤편을 따라 확산되면서 천장부 가연성 가스에 착화하는 ‘화재가스발화(FGI)’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단은 판단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는 내부 진입을 중심으로 화재 진압에 나섰다. 오전 8시53분 천장 구석에서 화염이 확인되자 철수 명령이 내려졌지만, 내부에 있던 대원 7명 가운데 5명만 빠져나왔고 완도구조대 소속 고 박승원 소방위와 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 소속 고 노태영 소방사는 끝내 현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합동조사단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현장 판단 착오가 아니라 위험정보 공유부터 현장 지휘, 대응 전술, 장비 운영에 이르기까지 대응체계 전반의 허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우레탄 폼 건축물의 위험성과 건축물 정보가 출동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지휘권 이양과 상황평가, 전략·전술 결정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우레탄 폼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표준작전절차(SOP)가 미흡했고, 사고 발생 시 구조대원을 구조하는 신속동료구조팀(RIT) 운영 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열화상카메라 등 안전장비 관리가 부실했던 데다 펌프차 진압 인력이 부족해 ‘2인 1조’ 안전 원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 역시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소방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장 대응체계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119 상황관제 시스템을 개선해 건축물 위험정보와 전략·전술 정보를 출동대에 실시간 제공하고, 상황근무자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장지휘 체계도 손질한다. 현장지휘관 교육을 확대하고 우레탄 폼과 샌드위치패널 등 특수화재 대응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선착대장과 지휘팀장이 현장 도착 즉시 지휘권을 선언하고 상황평가와 대응 전략을 신속히 결정하도록 표준절차를 보완한다.

특히 인명 구조 가능성이 낮은 고위험 화재 현장에서는 무리한 내부 진입보다 방어적 전술을 우선 적용하고, 신속동료구조팀을 의무적으로 편성·운영하기로 했다.

위험지역 소방관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인소방로봇 등 첨단장비 보급도 확대한다. 열화상카메라를 비롯한 핵심 안전장비의 점검·관리 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장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부족한 현장 인력 약 5000명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지역별 재난 위험도를 반영한 인력 재배치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부분을 면밀히 보완하겠다”며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즉시 개선 가능한 사항부터 중장기 과제까지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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