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점된 군공항 부지…반도체 ‘팹 4기’ 모두 가능 최적지

군공항 이전·선양여 도입 등 후속 절차 속도전 성패 좌우
전력·용수·군사규제 해소부터 기업 투자계획 구체화 관건
총 820만㎡ 규모 개발 본격화…단계별 팹 조성 여부 주목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2026년 07월 06일(월) 19:15
정부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대상지로 최종 확정했다. 사진은 군공항 부지 선정 이유 그래픽.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정부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대상지로 최종 확정하면서 수백조원 규모 국가 전략사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가게 됐다. 후보지 선정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제부터는 실제 공장을 언제, 어떻게 세울 것인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가 제시한 대상지는 전남광주 광산구 신촌동 일원 군공항 부지다. 공항부지 185만평(약 612만㎡), 탄약고 이전부지 24만평(약 79만㎡), 안전구역 39만평(약 129만㎡) 등 모두 248만평(약 820만㎡) 규모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인 팹(Fab) 4기를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대규모 산업용지로 평가받는다.

입지가 확정되면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후속 절차로 옮겨가고 있다. 군공항 이전과 종전부지 활용, 각종 규제 정비, 전력과 용수 공급, 기업 투자계획 구체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반도체 산업은 공장 가동 시기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착공 시점을 얼마나 앞당기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반도체 입지 여건 등 충분

군공항 부지가 최종 선택된 배경에는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입지 경쟁력이 반영됐다. 넓은 부지와 기반시설, 신속한 인허가 여건을 함께 갖춘 점이 다른 후보지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경쟁력으로 꼽히는 것은 확장성이다. 248만평(약 820만㎡) 규모의 대규모 부지를 한 곳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입지는 국내에서도 드물다. 활주로와 군사시설이 들어서면서 상당 부분 평탄화가 이뤄져 일반 산업단지보다 부지 조성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토지 보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기업들이 높게 평가한 요소다. 일반 산업단지는 토지 수용과 보상 협의로 착공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군공항 부지는 대부분 국유지여서 보상 갈등과 행정 지연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입지 여건도 경쟁력이 있다. KTX가 정차하는 광주송정역과 가까워 전문인력 확보가 쉽고, 교육·의료·주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고속도로와 항만, 공항을 연계한 물류망도 갖춰 생산과 수출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반도체 산업과 잘 맞는다는 평가다.

하지만 부지 선정이 곧바로 공장 건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관문은 군공항 이전이다.

전체 개발 대상지 가운데 공군 제1전투비행단이 사용하는 공항부지 185만평(약 612만㎡)은 군 기능이 이전해야 본격적인 개발이 가능하다. 활주로와 군사시설이 운영되는 상황에서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배치할 수 없다.

정부도 이를 감안해 군공항 이전과 산업단지 조성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개발은 활용 가능한 부지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초기 개발은 탄약고 이전부지와 안전구역 등 63만평(약 208만㎡)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 부지만으로도 팹 1기를 우선 착공하고 시설 배치에 따라 최대 2기까지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군공항 이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생산시설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결국 군공항 이전 일정이 앞당겨질수록 기업 투자와 공장 착공도 속도를 낼 수 있다. 반대로 이전이 지연되면 메가프로젝트 전체 일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 군공항이전 제도개선·지역 수용성

군공항 이전과 함께 사업 추진 방식도 손질이 필요하다. 현재는 사업시행자가 새 군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한 뒤 기존 부지를 넘겨받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된다.

문제는 신공항이 완공될 때까지 종전부지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도체 산업은 속도가 경쟁력인 만큼 착공이 늦어질 경우 투자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 안팎에서는 신공항 완공 이전에도 종전부지를 먼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先)양여’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군공항 이전과 산업단지 조성을 병행해 사업 기간을 줄이자는 취지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국유재산법과 관련 훈령, 행정지침 정비는 물론 국방부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정부가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 점검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한 것도 후속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비행안전구역 정비, 탄약고 이전,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와 통합특별시는 군 기능 재배치와 각종 인허가 절차를 병행해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광주군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하기 위한 행정절차도 빠르게 추진돼야 한다.

국방부는 지난 4월2일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한 후 2단계인 ‘이전후보지 지정’을 하기 위해 지난달 17일 1차 논의했다. 당초 같은달 30일 2차 논의를 한 뒤 망운면 일대를 ‘이전후보지’로 지정할 계획이었지만 취소됐다.

군공항 ‘이전후보지’로 지정된 후에는 정부와 전남광주특별시는 무안지역에 대한 지원계획을 마련해 공고하고 가장 큰 관문인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후 군공항 입지로 최종 확정 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군공항 입지를 확정할 계획이어서 행정절차 이행을 위한 논의도 급속도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용수·교통망 확충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초순수를 사용하는 산업인 만큼 전력망과 산업용수 공급 체계 구축도 필수 과제다. 정부와 통합특별시는 국가 전력망을 활용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광역상수도, 생활하수 재이용, 해수 담수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용수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통망 확충도 중요하다. 광주송정역과 고속도로, 무안국제공항, 광양항을 연계하는 물류 체계가 구축돼야 원자재 조달과 제품 수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팹 4기 조성 구상을 제시했지만 투자 방식과 시기, 생산 품목은 앞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협력업체 유치와 인력 양성도 이에 맞춰 추진될 전망이다.

전남광주특별시 관계자는 “광주군공항이 반도체 입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가 군사시설 이라는 점”이라며 “현행 법 규정에 따라 추진을 하면 최소 10년후에나 반도체 공장 착공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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