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복날 보양식도 망설이는 시대

송대웅 산업부 차장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7월 08일(수) 17:44
송대웅 산업부 차장
“복날인데 삼계탕이나 한 그릇 어때?”

복날을 앞두고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오갔던 말이지만 요즘은 이 한마디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얼마나 하지?”라는 계산이 먼저 따라붙기 때문이다. 몸보신보다 지갑 사정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의 현실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삼계탕 가격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올랐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광주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7200원, 전남은 1만6444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비교하면 광주는 1만4400원에서 1만7200원으로 19.4%, 전남은 1만4400원에서 1만6444원으로 14.2% 각각 상승했다.

평균 가격은 1만원 후반대지만 실제 유명 삼계탕 전문점을 찾으면 기본 메뉴부터 2만원 안팎이고, 전복이나 한방 재료가 들어가면 2만5000~3만원에 육박한다. 가족 4명이 식사 한 끼를 하면 10만원은 훌쩍 넘는다.

문제는 식당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집에서 직접 삼계탕을 끓여 먹으려고 해도 닭고기와 찹쌀, 인삼, 마늘, 대추까지 장을 보다 보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여기에 전기와 가스요금까지 더하면 ‘집밥이 더 싸다’는 공식도 힘을 잃고 있다.

외식업계도 마냥 가격을 올리고 싶은 것은 아니다. 원재료비는 물론 인건비와 임대료,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 외에는 버틸 방법이 없다고 호소한다. 소비자는 비싸서 못 먹고 자영업자는 올려도 남는 것이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복날 음식은 단순한 외식 메뉴가 아니다.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이자 계절의 풍경이다. 하지만 지금은 “올해는 그냥 넘어가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부담스러운 음식이 돼 버렸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식탁에서 결정된다. 한 그릇의 삼계탕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서는 현실은 단순히 특정 음식값이 오른 문제가 아니라 서민들의 삶의 여유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지금은 삼계탕 가격이 아니라 서민들의 지갑부터 보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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