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양 유가족 "경찰 부실·은폐 수사 규탄"

김영근 광주경찰청장에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 요구
‘증거인멸’ A경감 영장심사서 침묵…검찰수사 확대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7월 08일(수) 21:03
고 이채원양 추모모임과 유가족은 8일 광주경찰청 로비에서 ‘고 이채원 학생 살인사건 부실·은폐 수사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제공=고 이채원양 추모모임
광주 시민단체와 고 이채원양 유가족이 장윤기(23)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부실수사와 증거인멸 의혹을 강하게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검찰은 경찰이 확보하지 않았던 케이블타이를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하는 등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 이채원양 추모모임과 유가족은 8일 광주경찰청 로비에서 ‘고 이채원 학생 살인사건 부실·은폐 수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계획범죄의 고의성을 축소하고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는 등 사건의 진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윤기의 범행은 단순 살인이 아니라 납치와 성폭행을 목적으로 한 계획범죄였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된 당시 수사팀장은 무능했을 뿐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채원양의 어머니는 “경찰 자신의 가족이 억울하게 희생됐다면 증거가 사라지고 진실이 훼손되는 상황을 지켜만 봤겠느냐”며 “경찰이 제 식구를 감싸고 진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국민들이 어떻게 경찰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유가족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영근 광주경찰청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의 강제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광주지검은 지난 7일 장윤기의 아버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경찰 증거물 목록에서 제외됐던 케이블타이를 확보했다. 해당 케이블타이는 구입 당시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된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은 이날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A경감은 경찰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면서 취재진의 ‘증거인멸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심사를 마친 뒤에도 ‘억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침묵한 채 호송차에 올랐다.

A경감은 지난 5월 5일 장윤기의 SUV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를 확보하지 않아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채증 영상에는 A경감이 수사팀원들과 대화를 나눈 뒤 조수석 수납공간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를 실물 확보 없이 그대로 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은 전날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증거인멸방조 혐의로 광산경찰서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사무실, 주요 피의자 주거지 등 5곳을 압수수색하며 사건 경위와 정보 유출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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