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기록하며 아카이브의 새로운 전형 구축

남구편 19일까지 양림미술관 100명 총 400점 출품
곰마재·그림쟁이 지니 등 비중있는 작가들 총출동
11일 개막식 이어 남구 양림동 일대서 워크숍 진행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7월 09일(목) 18:32
김송이 작 ‘양림동 오웬기념각’
작품을 설명 중인 서동환 회장(왼쪽 찻번째)
그림쟁이 지니 작품
리피디 작품
문승일 작품
전시 전경
전경
“어반스케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얀 종이를 채우는 화려한 스킬이나 잘 그리는 기술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우리가 딛고 선 이 장소를 얼마나 도심 속에 힐링의 공간으로 마주하는지, 그 공간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고, 걷고, 느끼며 행복을 스케치 해보고. 동명동이라는 공간이 가진 역사 위에 여러분 개인의 소중한 기억을 덧입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독창적인 여행자의 수첩을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이 멘트는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 모임을 이끌고 있는 서동환 회장(광주아트가이드 대표)이 광주시가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관하며 ‘광주아트가이드’가 운영하는 2026 예술시민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동명 별난 여행스케치(걷고, 보고, 그리는 어반스케치)’가 지난 6월 13일, 도심형 여행 플랫폼 ‘여행자의 ZIP’에서 설레는 오리엔테이션과 첫 골목 투어를 성황리에 마치며 본격적인 대장정의 막을 올릴 때 했던 인사말 일부다.

어반 스케치에 임하는 자세와 어반 스케치를 하는 최종 지향점이나 목표가 잘 규정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서양화나 한국화 등 전통 장르들에 비해 위상은 낮아 보이지만 문턱이 희망자들의 뜻에 따라 얼마든지 넘나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시절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미술을 하지 못하는 등 꿈은 있었지만 저마다의 사연으로 도저히 실현할 수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그 갈증을 풀어주고 미술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데 가장 막강한 장르로 거듭나고 있는 어반 스케치가 점점 생활 속에서 내외연을 넓히고 있다.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은 2020년 2월 4명이 규합해 동호회 형태로 출범 첫 발을 뗐다. 현재는 광주 회원만 330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들이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는 지난 8일 개막, 오는 19일까지 양림미술관에서 ‘광주를 그리고 도시를 잇다’(남구편)라는 명칭으로 열린다. 회원 중 광주에서 62명과 서울 인천 수원 고창 등 타지역에서 활동 중인 38명이 함께 했다. 100명의 작가들이 개인당 3점씩 400점을 출품했다. 작품 속에서는 근대문화유산 역사유적 건축물 골목 및 거리 공원 예술공간 기념관 수목원 등 남구의 풍경이 오롯이 담겼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남구를 샅샅이 훑어가며 외형 뿐만 아니라 거기에 쌓인 시간과 서사들을 드로잉과 수채, 펜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특히 전국적으로 참여하다보니 작가들의 이색적인 프로필들이 눈에 띈다.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 모임의 기반을 잡은 곰마재(고창) 제1기 회장, 모임 활성화 매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낸 그림쟁이 지니, 실제 방송국 pd 출신인 리피디(인천), 의학박사(의사)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던 문승일(광주) 회원 등이다. 곰마재 회원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고, 그림 수준이 초등학교 수준이었으나 어반 스케치에 입문한 뒤 공황장애도 치유했고, 그림 실력도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승일 회원은 후에 사이버대 미술학과에 진학할 정도로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처럼 회원들은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웃들이 하나 둘 가담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의사 교사 주부 등 셀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계층에서 소속 회원으로 활동 중에 있다. 서동환 대표나 주홍 갤러리생각상자 관장 같은 이들은 정식 미술대학을 거쳐 프로화가들로 활동하는 이들이지만 대다수 회원들은 아마추어 출신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어반 스케치의 문호가 폭넓게 열려 있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입문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단기로도 가입해 기초를 닦으면 솜씨를 뽐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은 광주의 일상 공간들을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깊이있게 천착하며 도시 아카이브에 열과 성을 다해왔다. 2023년 ‘광산구를 그리다’를 시작으로, 2024년 ‘동구를 그리다’, 2025년 ‘서구를 그리다’, 2026년 ‘남구를 그리다’ 등 순으로 광주 곳곳을 기록해 오고 있다. 2027년에는 ‘북구를 그리다’라는 명칭으로 아카이브 작업을 지속해 갈 방침이다.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서 작가 리피디 등을 초청해 어반스케치 in 광주(제1회)를 원데이 클래스로 성황리 진행한 바 있다. 매주 월요일 사진 한장을 올려 회원들 모두가 그것을 보고 하나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그 주 일요일 밤 12시 마감, 영상 편집을 통해 업로드하는 방식의 주간미션과 21일 동안 쉼없이 작업을 펼치는 ‘21일의 챌린지’ 실시 및 매월 한차례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주간미션은 하나의 주제로 회원들의 다양한 시각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이외에 오는 10월 3일부터 4일까지 어반스케치 in 광주(제2회)를 앞두고 있다.

11일 오전 10시에는 전시연계 워크숍이 마련된다. 5명의 작가를 초청해 양림동 5군데 스팟으로 나눠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된다. 이날 워크숍에는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곰아재와 그림쟁이 지니를 비롯해 오영석 윤코 재재나무 등이 참여해 양림동 일대를 걸으며 현장 드로잉 등을 진행한다.

전시 개막식은 11일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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