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통합 시대, 사라져선 안 될 체육의 뿌리

송하종 문화체육부 기자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6년 07월 10일(금) 17:22
송하종 문화체육부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서 지역 체육계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광주시체육회와 전남도체육회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가장 큰 불안에 휩싸인 곳은 양 지역 실업팀이다.

현재 통합 과정에서는 광주와 전남에 동일 종목 실업팀이 존재할 경우 통폐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행정 효율성과 예산 절감이라는 명분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는 단순히 숫자로 계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선수들의 삶과 지역 체육의 역사, 미래가 함께 걸려 있기 때문이다.

실업팀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팀 간판 하나가 없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은 소속을 잃고, 지도자는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유망주들의 진로도 좁아진다. 지역 학교 운동부와 이어지는 선수 육성 시스템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더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다. 같은 종목 팀이 두 개 있다는 이유만으로 하나를 없애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선의의 경쟁은 선수 기량 향상과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다. 전국체전과 각종 전국대회에서 광주와 전남이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해 온 배경에도 탄탄한 실업팀이 있었다.

실제 다른 지방자치단체를 보면 중복 운영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기도에는 수원시청과 화성시청, 성남시청 등 여러 지자체가 같은 종목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 역시 김해시청과 창원시청 등이 동일 종목에서 함께 활동한다. 같은 광역권 안에서도 여러 팀이 존재하며 선수 육성과 지역 스포츠 발전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특별시 역시 하나의 행정구역이 되더라도 생활권과 지역 특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광주와 전남은 넓은 권역을 아우르는 만큼 복수의 실업팀이 존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행정은 하나가 될 수 있어도 체육 기반까지 획일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물론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운영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 충분한 논의는 필요하다. 그러나 출발점이 ‘중복이니 없애자’가 돼서는 안 된다. 객관적인 경기력과 지역 기여도, 선수 육성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선택이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희생은 불필요하다. 특히 선수들이 행정 통합의 피해자가 돼서는 안 된다.

통합은 더 큰 경쟁력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지, 경쟁력을 스스로 줄이는 과정이 아니다. 행정의 효율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지역 체육의 토대와 그 안에서 땀 흘려 온 사람들이다. 통합 이후 광주와 전남 체육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실업팀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역 스포츠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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