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각을 멈추는 순간, AI는 인간을 지배한다

최영화 호남대학교 K컬처·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

최영화 gn@gwangnam.co.kr
2026년 07월 12일(일) 18:32
최영화 호남대학교 K컬처·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
인간은 AI에 지배당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걱정한다. AI가 일자리를 빼앗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결국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AI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멈춘 인간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수없이 많은 기술을 만들어 왔다. 돌도끼를 만들었고, 불을 만들었으며, 바퀴와 문자를 만들었다.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도 인간이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AI를 만들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늘 같은 두려움을 품었다. 문자가 등장했을 때는 기억력을 잃을 것이라 걱정했고, 산업혁명 때는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것이라 두려워했으며, 컴퓨터가 등장하자 계산 능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다시 묻는다.

“AI가 인간을 지배하지 않을까?”

나는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인간을 지배하지 않는다.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언제나 기술이 아니라 사고의 부재였다. 기술은 언제나 도구였다. 도구를 주인으로 만든 것은 인간의 사고였다.

여러분은 부모님의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는가? 배우자와 자녀의 번호는? 이제 우리는 기억을 스마트폰에게 맡긴다. 그렇다면 생각은? 판단은? 질문은? 혹시 그것마저 AI에게 맡기려 하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야말로 내가 AI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이다.

20여 년 전 세상은 DX(Digital Transformation)를 외쳤다. 디지털 기술이 세상을 바꾸었다. 이제는 AX(AI Transformation)의 시대다. AI가 업무를 혁신하고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하고 싶다.

TX(Thinking Transformation). 사고의 전환이다.

DX가 기술을 바꾸었다면, AX는 업무를 바꾸고 있다. 이제는 인간의 사고를 바꿀 차례다. 나는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개념, TX를 제안한다.

TX는 다섯 가지 사고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첫째,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라.

AI는 답을 만든다. 그러나 질문은 인간이 만든다. 질문의 수준이 AI의 수준을 결정한다. 미래는 정답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만드는 사람이 이끈다.

둘째, 데카르트처럼 의심하라.

AI의 답은 언제나 그럴듯하다. 그러나 그럴듯함이 곧 진실은 아니다. 의심은 부정이 아니라 더 깊은 사고의 출발점이다. 의심하지 않는 순간 사고는 멈춘다.

셋째, 칸트처럼 판단하라.

AI는 계산하지만 무엇이 옳은지는 판단하지 못한다. 가치와 책임의 기준은 언제나 인간에게 있다. 인간은 가능성보다 옳음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다.

넷째, 하이데거처럼 성찰하라.

AI는 도구다. 도구를 사용하는 것과 도구에 사용당하는 것은 다르다.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성찰이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바라보는 태도다.

다섯째, 정약용처럼 실천하라.

아무리 뛰어난 사고도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AI도 사람의 삶을 바꿀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생각은 실천될 때 비로소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질문하는 힘, 의심하는 힘, 판단하는 힘, 성찰하는 힘, 그리고 실천하는 힘!

이 다섯 가지 새로운 사고의 출발점이 인간을 AI보다 앞서게 한다.

AI는 인간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를 증폭시키는 존재일 뿐이다. 깊이 있는 사람은 더 깊어지고, 얕은 사람은 더 얕아진다. AI의 수준은 결코 인간 사고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따로 존재하는 사고가 아니다. 질문은 의심을 낳고, 의심은 판단으로 이어지며, 판단은 성찰을 거쳐 실천으로 완성된다. 이것이 TX가 말하는 사고의 선순환이다.

생각을 멈추는 순간, AI는 인간을 지배할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질문하고, 의심하고, 판단하고, 성찰하고, 실천하는 인간은 AI를 지배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TX, 사고전환이다. *TX(Thinking Transformation)는 필자가 제안한 사고 전환의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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