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권익위원 칼럼]심장병 위험인자: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김계훈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순환기내과 교수
김계훈 gn@gwangnam.co.kr |
| 2026년 07월 14일(화) 2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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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훈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순환기내과 교수 |
심장은 우리 몸의 각 장기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혈액을 혈관을 통해 내보낸다. 이때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압력을 혈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안정 상태에서 측정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한 질환이다.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약 34%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으며, 60세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고혈압 환자이다. 다행히 의료계와 정부, 언론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고혈압에 대한 인지율과 치료율은 크게 향상되었다. 과거 20%대에 머물렀던 인지율과 치료율은 현재 70%를 넘어섰다. 그러나 여전히 치료 목표 혈압에 도달하는 조절률은 60% 정도에 불과하다. 즉, 치료를 받고 있더라도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이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혈압이 상당히 높아도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혈관은 높은 압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조금씩 손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고혈압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은 다양한 심혈관 합병증을 일으킨다. 뇌혈관이 손상되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고,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심장은 높은 압력을 이겨내기 위해 과도하게 일을 하게 되면서 심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만성콩팥병, 대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 등 전신의 중요한 장기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고혈압은 단순히 혈압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인 것이다.
고혈압 관리의 첫걸음은 자신의 혈압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병원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뿐 아니라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가정혈압은 아침 기상 후와 저녁 취침 전에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하는 것이 좋으며, 측정 결과를 기록해 의료진과 공유하면 보다 정확한 치료에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 개선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트륨 섭취가 많은 편이므로 국물 음식과 짠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30분 정도의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혈압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금연은 필수이며 과도한 음주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일부 환자들은 혈압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약을 중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혈압약은 단순히 혈압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이다. 증상이 없다고 혹은 혈압이 정상이 되었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더라도 이는 약의 효과 때문인 경우가 많고 약을 중단하면 대부분 다시 고혈압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건강한 노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고혈압은 흔하지만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확인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며, 필요할 경우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침묵의 살인자인 고혈압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기억해야 하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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