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오르고 혜택 줄고…전기차 유지비 메리트 ‘흔들’

정부, 공공 급속충전요금 체계 개편·통행료 할인 축소
전남광주특별시 등록 증가세…운행비 부담 경제성 악화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7월 15일(수) 17:42
#. 광주 남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소정씨(42)는 올해 초 기존에 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처분하고 전기차를 구매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진 데다 장기적으로 유지비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최근 공공 급속충전요금 인상과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축소 소식이 이어지면서 전기차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던 ‘경제성’이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박씨는 “보조금도 받고 기름값도 절약할 수 있다고 해서 전기차를 선택했는데 장거리를 갈 때마다 급속충전 비용이 늘어나면 유지비 계산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던 ‘유지비 절감’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공 급속충전요금 인상과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축소 등 운행 단계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전기차 경제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최근 공공 전기차 충전요금 체계는 기존 2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됐다.

충전기 출력과 이용 형태에 따라 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일부 완속충전 요금은 낮아지는 반면 급속·초급속 충전요금은 충전기 설치·운영 비용 등을 반영해 인상된다.

특히 장거리 이동 때 이용 비중이 높은 고속도로 휴게소 공공 급속충전기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는 그동안 내연기관차보다 차량 가격이 높더라도 연료비와 정비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혀왔다.

엔진오일 교환 등 정비 부담이 적고 충전 비용도 기름값보다 저렴해 초기 구매 비용을 장기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기대가 구매를 이끌었다.

하지만 급속충전요금 조정에 더해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과 일부 공영주차장 감면 등 운행 혜택도 단계적으로 줄어들면서 구매 당시 기대했던 비용 절감 효과는 이전보다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광주·전남지역 전기차 등록 대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통계에 따르면 광주지역 등록 전기차는 2023년 1만5238대에서 2024년 1만5240대, 2025년 1만9115대로 증가했고 올해 4월 기준 2만1786대를 기록했다.

전남도 같은 기간 2만4200대에서 3만1417대, 4만1322대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4월 말 기준 4만6707대로 증가했다.

전기차 구매 열기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2차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사업에 승용차 350대와 화물차 100대 등 총 48억원을 투입했다. 승용차 지원 물량은 접수 시작 44분 만에 모두 마감됐다.

정부의 구매 지원 정책과 친환경차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제 차량을 운행하면서 체감하는 유지비는 새로운 고려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를 구매한 직장인 서현우씨(35)는 “평소에는 집 근처에서 충전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지만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는 대부분 고속도로 휴게소 급속충전기를 이용한다”며 “요금 체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급속충전 비용이 오르고 통행료 할인 같은 혜택도 계속 줄어든다면 전기차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던 경제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모든 충전요금을 일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충전기 출력과 이용 형태에 맞춰 요금을 보다 합리적으로 세분화한 것”이라며 “충전 인프라의 지속 가능한 운영과 이용자 편의를 함께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기차 보급 확대와 충전 인프라 확충을 지속해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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