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수사 ‘증거은닉·사건 축소’ 확인

특수단, 중간 수사결과 발표…"피해자·유족께 사죄"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7월 15일(수) 18:29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않거나 주요 증거를 은닉·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증거 은닉과 사건 축소 정황을 확인하고 광주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당시 수사팀장, 강력팀 소속 경찰관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이날 광주경찰청에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 전반에 걸쳐 범행 동기를 규명할 핵심 증거나 단서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고, 주요 정황 증거도 방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장윤기의 범행이 이뤄진 차량을 압수하지 않은 점을 부실수사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해당 차량은 성범죄 목적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혈흔과 DNA 등 각종 증거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핵심 증거물이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차량을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반환했고, 이후 혈흔 등 주요 증거가 폐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당시 CCTV 영상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차량 뒷문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수사팀장의 지시로 삭제된 사실도 확인됐다. 특별수사단은 수사팀장이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며 조사 범위를 제한했고, 리얼돌 DNA 감정 결과서도 의도적으로 수사 기록에서 누락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함께 당시 경찰이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장윤기의 자취방 위치와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실도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주요 부위가 반복적으로 훼손된 리얼돌 2개와 장윤기가 학창 시절 사용했던 휴대전화 2대가 불에 타 증거 확보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수사단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지휘 라인이 어떠한 판단을 했는지 계속 수사하겠다”며 “피해자와 유족, 국민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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