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내린 기름값…중동 긴장에 다시 ‘불안’

전남광주 휘발유 7월 들어 ℓ당 55.72원 하락
경유도 59.82원 내려…주간 낙폭 빠르게 축소
정부, 최고가격제 시행·유류세 인하 등 대응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7월 27일(월) 18:34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최근 하락세를 이어온 전남광주지역 기름값이 재차 상승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전남광주의 휘발유·경유 가격은 두 달여 만에 ℓ당 300~400원 넘게 치솟아 2000원선을 돌파했는데, 이후 긴장 완화로 국제유가가 안정되며 지역 기름값도 4주 연속 내렸지만 하락폭이 빠르게 줄고 있어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의 주간 평균 판매가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남광주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7월 첫째 주 ℓ당 1932.53원에서 둘째 주 1899.34원, 셋째 주 1883.10원, 넷째 주 1876.81원으로 내려갔다.

7월 첫째 주와 넷째 주를 비교하면 휘발유 가격은 ℓ당 55.72원 하락했다. 자동차용 경유도 같은 기간 ℓ당 1924.58원에서 1864.76원으로 59.82원 하락했다.

다만 주간 하락폭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휘발유는 7월 둘째 주 전주보다 33.19원 내렸지만 셋째 주 하락폭은 16.24원, 넷째 주에는 6.29원으로 줄었다. 경유 역시 같은 기간 주간 하락폭이 36.59원에서 16.90원, 6.33원으로 급격히 둔화됐다.

지역 기름값이 아직 오름세로 전환하지는 않았지만 추가 하락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통상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내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지역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쟁이 본격 시작된 올해 2월 이후 가격 흐름을 보면 중동 정세 불안이 지역 유가에 미친 영향은 더욱 뚜렷하다.

광주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2월 둘째 주 ℓ당 1668.42원에서 5월 첫째 주 2002.82원까지 올랐다. 불과 3개월 사이 334.40원, 약 20.0% 상승한 것이다.

전남 휘발유 가격은 2월 둘째 주 1701.40원에서 5월 넷째 주 2015.76원까지 314.36원 올랐다. 전남은 4월 넷째 주 2008.58원으로 2000원선을 넘어선 뒤 6월 넷째 주까지 2000원대의 고유가가 이어졌다.

경유의 상승폭은 휘발유보다 컸다.

광주지역 경유 가격은 2월 둘째 주 ℓ당 1563.68원에서 5월 둘째 주 1999.03원까지 435.35원 뛰었다. 같은 기간 전남은 1596.55원에서 5월 셋째 주 2011.69원까지 415.14원 상승했다.

화물차와 건설기계, 농어업 장비 등 생계형 운송 수단의 경유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당시 가격 급등은 일반 운전자뿐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와 농어민의 원가 부담까지 키웠다.

이후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유류세 인하, 국제유가 안정 등이 맞물리면서 지역 기름값은 7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4주간 적용되는 제8차 석유 최고가격을 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제7차 최고가격과 같은 수준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로,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주유소 판매가격을 직접 제한하는 방식은 아니다. 유통비와 주유소 운영비, 마진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지역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정부가 고시한 최고가격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다.

정부가 가격 상한을 추가로 낮추지 않고 동결한 배경에는 최근 중동 정세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공방이 격화되고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 항로까지 운항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하는 모양세다. 실제 지난 24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90.40달러, 브렌트유는 96.78달러,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89.31달러까지 올랐다. 브렌트유는 직전 거래일 배럴당 100.69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여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향후 원유 공급 차질과 운송 지연이 본격화하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에서는 당장 기름값이 급격히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현재의 하락세가 조만간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국제유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가 끝나면 주유소 판매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현재 지역 주유소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주간 하락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중동 상황이 장기화하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최근의 하락분을 반납하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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