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구축’도 속도전

정부·특별시·한전·삼성·SK 참여 실무협의체 29일 가동
1단계 공급선로 공기 단축…환경·도로 인허가 사전 조율
팹 4기 2030년 양산 목표 맞춰 핵심 기반시설 선제 확보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07월 28일(화) 18:58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광주 군공항 전경.
정부가 800조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할 핵심 선로 구축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한국전력공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1단계 공급선로의 건설 기간을 줄이고, 환경·도시계획·도로 등 분야별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정부가 광주 군공항 이전과 용수 확보와 함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성공요건인 전력망 구축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부터 선제적으로 시작하면서 2030년 반도체 팹(Fab) 양산을 위한 기반시설 조성도 속도를 내게 됐다.

2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호남권 반도체 산단 전력공급 실무협의체’ 착수회의가 29일 오후 4시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다.

실무협의체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장성군, 한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참여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전력망 건설기관, 반도체 생산기업이 함께 공급계획과 인허가 문제를 논의하는 구조다.

이번 회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특별시, 한전이 지난 16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방안을 논의해 1단계 공급선로를 적기에 구축하기 위한 잠정안을 마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잠정안을 구체화하고 전력공급 시기와 선로 건설 과정에서 필요한 기관별 역할을 조율할 방침이다. 첫 회의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협의체 운영계획을 설명하고, 한전이 선로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인허가 협조 사항을 제시한다.

전력공급 선로를 건설하려면 환경영향 검토와 도시계획시설 결정, 도로·하천 관련 협의 등 여러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절차별 협의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거나 관계기관 간 조정이 늦어지면 선로 준공 시점도 함께 밀릴 수 있다.

정부가 첫 회의부터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특별시 관련 부서, 광산구·장성군 인허가 부서를 참여시킨 것도 계획 수립 단계에서 쟁점을 미리 확인해 처리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특별시에서는 반도체산업지원단과 도시계획과, 종합건설본부, 도로관리사업소, 에너지 담당부서가 참여한다. 광산구와 장성군에서는 도시계획·건축·건설·지역개발 부서가 참석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자연환경과 환경평가, 하천공사 등 환경 분야 협의사항을 점검한다. 한전에서는 전력계통과 국가기간망 건설, 계통영향평가 담당자들이 참석해 공급선로 건설계획과 공기 단축 방안을 설명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전력·설비 인프라 담당 임원과 실무진을 보내 팹 건설계획에 필요한 전력공급 조건과 일정을 협의한다. 정부는 첫 회의 이후에도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기관 간 쟁점을 조정하고 인허가 신속처리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정부와 특별시는 군공항 이전과 산업단지 조성, 전력·용수 기반시설 구축을 병행해 2030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도체 팹은 생산공정과 장비 운영에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급선로가 제때 완공되지 않으면 공장 시운전과 양산 일정도 늦어질 수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직후 정부가 별도의 전력공급 실무협의체를 구성한 것도 팹 건설과 전력망 구축 사이의 시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다만 광주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을 둘러싼 협의가 교착상태에 놓이면서 종전부지 개발 일정의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정부와 특별시는 군 공항 이전 협의와 별도로 장기간이 필요한 전력망 인허가 절차를 먼저 진행해 클러스터 조성 일정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은 “이번 실무협의체는 기관 간 보이지 않는 칸막이를 제거해 실질적인 협력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자리”라며, “정부는 반도체 산단에 전력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역량을 총결집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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