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통합의 기술 이승홍 산업경제부 부장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
| 2026년 08월 04일(화) 1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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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 한 달 만에 마주한 과제도 여기에 있다.
광주 군공항 일원 826만㎡가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지역에는 기대감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800조원 규모 투자 가능성은 성장 동력을 찾지 못했던 지역 경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거대한 기회가 찾아왔다고 해서 도시의 미래가 저절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기업은 좋은 땅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인허가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 기반시설을 제때 갖출 수 있는지, 지역 갈등으로 사업 일정이 흔들릴 가능성은 없는지를 함께 따진다.
지금 풀어야 할 과제들이 바로 그렇다.
군공항 이전은 반도체 산단 조성의 핵심 전제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안군은 이전에 따른 지역 발전 대책을 요구하고 있고, 통합특별시는 국가산단 추진을 위해 속도 있는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군공항 이전으로 부담을 떠안을 지역의 요구도, 미래 산업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지역의 절박함도 외면하기 어렵다. 결국 통합 행정의 역할은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해를 조정해 해법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국립 의과대학 신설 문제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 전남의 의료 취약 현실을 고려하면 의대 설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대학과 지역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남 전체의 의료 발전’이라는 큰 목표보다 ‘어느 지역이 가져가느냐’는 논쟁이 앞서는 모습이다.
조직개편 논란도 통합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광주와 전남이라는 두 행정 체계를 하나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기능과 권한 조정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출범 당시 강조했던 균형과 상생의 원칙이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다면 통합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행정통합의 성공 여부는 출범 선언이나 조직 명칭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지역이 각자의 이해를 넘어 공동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출범 한 달을 맞은 지금, 군공항 이전과 의대 문제, 조직개편은 통합의 방향을 가늠할 첫 번째 시험대가 되고 있다. 갈등이 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다. 지금 통합특별시에 필요한 것은 더 큰 청사진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목소리를 하나의 방향으로 묶어낼 수 있는 ‘통합의 기술’이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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