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산업현장까지 멈춰 세운 ‘역대급 폭염’

체감온도 38도 넘으면 작업중지…생산 차질 현실화
용접공·일용직 구인난에 냉방비 등 비용 부담 가중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8월 04일(화) 18:19
연일 이어지는 역대급 폭염이 전남광주 산업현장의 작업시간과 생산활동을 흔들고 있다.

체감온도 38도를 웃도는 폭염 중대경보가 이어지면서 관급공사는 작업을 멈추고 민간 현장도 작업시간을 줄이는 가운데 중소 제조업체들은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 인력난까지 겹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4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전남광주에 첫 폭염 중대경보가 발령된 이후 지난 2일과 전날에 걸쳐 광주 동부권인 동구·서구·남구·북구와 곡성군 남부 지역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되면 특별시가 발주·관리하는 151개 현장에 대해 긴급조치를 제외한 작업을 중지하고, 민간 사업장에도 작업중지 준수를 권고·지도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건설현장에 대한 관리 수위를 대폭 높였다.

광주노동청은 폭염 중대경보 해제 시까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 가운데 작업중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작업중지 실시를 보고하지 않은 현장을 대상으로 매일 패트롤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폭염 대응 수위가 높아지면서 산업현장은 근로자 안전과 생산 일정 유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작업중지와 휴식시간 확대로 실제 작업시간은 줄어들지만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 등 고정비 부담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광산구에 있는 모듈러 구조물 개발·제조업체는 최근 용접공 모집공고를 내고 있지만 지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예년에도 여름철에는 현장인력 확보가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구직 문의조차 거의 없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일용직 인력 확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인력을 어렵게 구하더라도 높은 공장 내부 온도와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가 겹치면서 평소와 같은 작업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이동식 냉방설비를 가동하고 보냉조끼 등을 지급하며 폭염에 대응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넓은 공장 전체를 냉방하기 어려운 데다 보냉조끼 등 보호장구는 움직임을 방해해 작업자들이 착용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냉방설비 가동이 늘면서 전기요금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현장 근로자뿐 아니라 사무직 근로자를 위한 냉방공간도 별도로 운영해야 해 폭염 대응 비용이 생산현장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다.

근로자 안전을 위해 휴식시간을 늘리면 실제 작업시간과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거나 작업시간을 연장하기도 쉽지 않아 납품 일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관급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부담은 더욱 크다. 발주 단계에서 납품기한이 일률적으로 정해지면 폭염으로 인력 확보와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일정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조업할 경우 근로자의 온열질환과 산업재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냉방장비 지원만으로는 폭염에 따른 생산 차질과 비용 부담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기후변화로 극한 폭염이 반복되는 만큼 작업중지와 생산량 감소, 납기 지연을 일시적인 변수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사기간과 관급제품 납품기한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관급 물량은 납품기한이 한 번 정해지면 폭염으로 인력 확보와 생산에 차질이 생겨도 일정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근로자 안전을 지키면서 기업도 무리 없이 납품할 수 있도록 조달 당국이 폭염 상황을 반영해 납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보다 유연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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