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AI·반도체 ‘전력·용수 혈맥’ 잇는다

기후에너지부, 전력 7.5GW·용수 하루 65만t 확보 등 추진
신안·영광 해상풍력 확대…주암·장흥·나주·동복댐 활용
호남권 산단 전력망 조기 확충…나주 에너지 특화도시 육성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08월 04일(화) 18:54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권 인공지능(AI)·반도체 메가프로젝트 가동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기반시설 확충이 본격화된다. 반도체 생산시설 4기와 AI 데이터센터(AIDC)를 기준으로 전력 7.5GW와 하루 65만t 이상의 추가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댐·하수 재이용수를 연계한 종합 공급대책 마련에 나섰다. 신안·영광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하고 호남권 산단 전력 공급선로를 조기에 구축하는 한편, 주암·장흥·보성강·나주·동복댐과 광주시 하수처리장 등을 활용해 첨단산업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한다. 나주는 전력기업과 연구·실증·창업 기능을 집적한 에너지 특화도시로 육성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하반기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번 계획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기국가’ 전환과 물 기반시설 혁신을 통해 반도체·AIDC·피지컬AI 등 국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후부는 반도체 생산시설 4기와 AIDC가 호남권에 들어설 경우 추가 전력수요가 7.5GW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호남권 산단 1단계 공급선로를 조기에 구축하고, 2038년까지 송·변전설비를 적기에 보강할 방침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분산전력체계 구축도 속도를 낸다.

재생에너지 공급의 양대 축인 해상풍력 사업도 확대한다. 지난달 착공한 390MW 규모 신안 우이 해상풍력과 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365MW 규모 영광 낙월 해상풍력을 비롯한 주요 사업을 정부가 밀착 관리한다.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전력망에 개별적으로 연결하던 방식은 공동접속 방식으로 전환한다. 기후부는 해남지역에 공동접속 방식을 적용하면 약 3조6000억원의 비용을 줄이고 송전선로 길이도 59%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호남 배전망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을 추진한다. 전국적으로는 공모를 통해 32개 배전선로에 128MW·640MWh 규모의 ESS 구축에 착수했다. 호남권 산단과 AIDC가 전력계통에 신속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배터리 ESS와 양수발전 등 유연성 자원도 확충한다.

전력망 건설 과정에서는 기존 선로 증설과 도로·철도 공동건설을 통해 신규 선로 건설을 최소화한다. 마을 인근을 지나는 신규 선로는 지중구간을 확대하고,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전 경과지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을 의무화하는 등 주민 수용성도 높일 계획이다.

용수 공급대책도 구체화됐다. 반도체 생산시설 4기를 기준으로 호남권에서 하루 65만t 이상의 추가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암댐과 장흥댐의 여유량을 활용하고 보성강댐의 발전용수 활용을 확대한다.

물 공급 여력이 있는 장흥댐과 가뭄에 취약한 주암댐을 연결해 전남지역 생활용수와 여수산단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워터그리드도 구축한다. 영산강 물을 농업용수로 대체 공급해 나주댐의 가용 용수를 확보하고, 농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나주댐 용수를 공업용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동복댐 증고를 통해 수자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광주시 하수처리장 재이용수도 늘린다. 신규 산업단지에는 공공 하수처리시설의 처리수를 냉각용수 등으로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한다.

정부는 국가수도기본계획 재검토 주기를 현행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전력·용수 수급 전망을 연계한 종합 기반시설 계획을 수립한다. 과다하게 배분됐지만 사용률이 낮은 하천수는 회수·조정해 산업 수요에 맞게 재배분할 수 있도록 하천법 개정도 추진한다.

나주는 지역 주도 에너지 대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된다. 한전기술지주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를 연계해 연구·실증·창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ESS와 전기차 연계형 전력망(V2G), 가상발전소(VPP) 등 분산에너지 신기술을 실증하는 규제프리존을 구축한다.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직류배전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앵커기업을 유치하고,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세제·입지 특례, 프로젝트 참여기업에 대한 입찰 혜택도 검토한다. 2028년에는 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전주기 정보센터를 구축해 폐배터리 수거부터 실증·연구, 재사용·재활용까지 연결하는 배터리 순환거점을 조성한다.

섬진강은 국내 5번째 독립수계로 격상한다. 기후부는 섬진강유역청을 신설하고 ‘섬진강수계법’을 제정해 유역 특성에 맞는 통합 물관리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햇빛·바람소득마을의 전력망 우선 접속 근거를 마련하고, 전력망 주변 주민에게 수익률이 보장되는 건설사업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계통소득’도 2027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전국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조기 달성과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을 반영한 전기요금체계 정비, 초거대 AIDC 전기요금체계 개편, 전력감독원 신설 등을 추진한다.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반도체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을 탈탄소·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K-GX 전략’은 올해 3분기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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