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전남 국립의대 신설 기회 놓치나

목포·순천대, 의대·대학병원 입지 갈등 통합파행
20일까지 공동계획서 내야…실질 협상시간 촉박
지역사회·민형배 시장 "대승적 통합 결단" 촉구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08월 11일(화) 18:52
국립목포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가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의과대학 신설 방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2030년 전남 국립의대 개교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양 대학의 합의를 전제로 한 ‘지역 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를 오는 2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지만, 의대와 대학병원 소재지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양 대학에 따르면 정부가 정한 계획서 제출 기한이 9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양 대학은 통합 의대의 입지를 놓고 서로의 양보를 요구하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하는 지역 의대 신설 후보지로 경북과 전남광주를 선정하고, 지역별로 100명 규모의 의대 정원 배정을 검토하고 있다. 전남광주가 의대 정원을 확보하려면 목포대와 순천대가 대학 통합에 합의한 뒤 의대와 대학병원의 소재지, 교육·진료 기능 배치 등을 담은 공동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의대와 대학병원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놓고 양 대학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목포대는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통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인수위원회가 제시한 ‘목포대 의과대학 배치·순천대 500병상 규모 대학병원 설립’ 중재안을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목포대는 “순천대가 중재안을 거부하고 순천의 대학병원을 우선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해 협의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순천대는 통합대학 본부는 목포에 두되 의대와 대학병원은 순천에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남 동부권을 넘어 경남 일부 지역까지 아우르는 초광역 의료벨트를 구축하려면 의대와 대학병원이 순천에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다.

앞서 민 시장 인수위는 통합대학 본부와 의대를 목포에 두고, 순천에 500병상 이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우선 건립한 뒤 목포에도 대학병원을 추가로 설립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의대 교육 기능은 한쪽 캠퍼스가 본부와 기초의학을 담당하고, 다른 캠퍼스가 임상이론과 실습을 맡도록 분산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목포대는 이를 받아들였지만 순천대가 의대와 대학병원의 순천 배치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민 시장은 지난 2일 송하철 목포대 총장과 이병운 순천대 총장, 해당 지역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중재에 나섰지만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후 양 대학이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갔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민 시장이 요청한 지난 10일까지도 통합 논의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양 대학의 결단을 촉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원이 국회의원과 강성휘 목포시장, 전남 서부권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300여 명은 11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신설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오는 20일까지 대학 통합과 의대 신설 방안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는 남은 9일을 모두 협상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교육부에 제출할 계획서에는 의대 신설 필요성과 요청 정원을 비롯해 대학 운영체계, 교육시설, 교육병원 확보 방안, 교수진 구성, 양 캠퍼스의 기능과 역할, 지방정부 지원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대학 통합과 의대·대학병원 배치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계획서 작성이 가능한 만큼 양 대학이 실제 협상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하루 이틀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한 내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정부가 전남광주에 배정하려던 의대 정원을 다른 지역으로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대 정원 확보에 실패할 경우 40년 넘게 이어진 전남 지역의 국립의대 설립 요구가 또다시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이유다.

민 시장도 양 대학에 지역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민 시장은 지난 10일 호소문을 통해 “국립의과대학 신설은 특별시민과 지역사회가 오랜 시간 한마음으로 요구하고,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를 설득해 힘겹게 얻어낸 소중한 기회”라며 “양 대학이 통합에 합의해 하나의 대학으로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신청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 제출 시한까지 남은 시간은 단 9일이다. 의대와 대학병원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간 이해관계를 넘어 양 대학이 극적인 절충안을 마련하느냐가 전남광주 국립의대의 2030년 개교 여부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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