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한 번 기다리면 땀범벅"…그늘막 설치 ‘불균형’

광주 868곳 설치…광산 235곳·동구 119곳 ‘2배 차’
설치 기준·도로 여건 영향…생활권 중심 확충 필요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8월 12일(수) 18:48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계림1동에 설치된 스마트 그늘막.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역대급 폭염으로 횡단보도 보행자들의 불편이 커지는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자치구별 그늘막 설치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광주특별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광주지역에 설치된 그늘막은 모두 868개소다. 이 가운데 고정형이 679개소, 스마트 그늘막이 189개소다.

자치구별로는 광산구가 235개소(고정형 153·스마트 82)로 가장 많았고, 서구 201개소(193·8), 북구 184개소(158·26), 남구 129개소(80·49), 동구 119개소(95·24) 순이었다. 가장 많은 광산구와 가장 적은 동구는 설치 규모가 약 두 배 차이를 보였다.

폭염이 일상이 된 만큼 시민들은 그늘막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화정동에 거주하는 김모씨(30)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한 번 기다리는 동안에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며 “이제는 그늘막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 시설인 만큼 보행자가 많은 곳부터라도 더 많이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늘 공간 확대 필요성은 구의회에서도 제기됐다.

홍두석 동구의원은 지난달 28일 제327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계림동에서 산수동, 동명동을 거쳐 남광주까지 이어지는 푸른길을 걸어보면 운동하는 어르신과 등하교하는 학생, 유모차를 미는 부모들을 자주 마주친다”며 “그늘이 부족한 구간이 많다. 나무를 심는 것을 넘어 푸른길공원 중·장기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치구별 설치 규모에 차이가 나는 것은 행정 의지보다 면적과 도로 여건, 예산 규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늘막은 크게 고정형과 스마트형으로 나뉜다. 고정형은 파라솔 형태로 수동 개폐 방식이며, 스마트 그늘막은 사물인터넷(IoT)과 태양광 기술을 적용해 일정 기온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펼쳐지고 야간에는 조명 기능도 수행한다.

설치 비용도 차이가 크다. 고정형은 1곳당 150만~180만원, 스마트형은 880만~940만원 수준으로 5배 이상 비싸다.

올해 자치구별 관련 예산은 광산구가 4억6700여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동구 1억5100만원, 북구 1억2600만원, 남구 6500만원, 서구 4500만원 순이다.

추가 설치도 이어지고 있다. 동구는 고정형 6개와 스마트형 12개, 서구는 고정형 15개, 북구는 고정형 10개와 스마트형 1개, 광산구는 스마트형 42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다만 모든 횡단보도와 보행로에 그늘막을 설치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행정안전부 ‘그늘막 설치·관리 지침’에 따르면 도로 폭 4m 이상인 주요 간선도로 횡단보도와 인도 폭 3.5m 이상인 구간을 중심으로 설치해야 하며,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방해하거나 주변 건물로 인해 자연 그늘이 형성되는 곳은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치구 관계자는 “대규모 유동인구 밀집지역과 초등학생, 유치원생, 어르신 등 폭염 취약계층의 주요 이동 경로, 교통량과 주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설치 장소를 선정하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일상화된 만큼 데이터 기반의 폭염 저감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주민 안전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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