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혼부부 주거 사다리 구축 '핀셋 지원'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신설…전월세 지원 확대
신혼부부 ‘결혼 페널티’ 완화…주거지원 강화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8월 13일(목) 16:50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경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부의 ‘핀셋형’ 지원책이 본격화된다.

월세·전세 부담을 덜어주는 금융지원부터 월세 수준의 비용으로 비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정책대출, 결혼으로 인해 오히려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 해소까지 주거 단계별 지원을 촘촘하게 마련한다. 장기임대와 공공분양을 확대하고 비아파트 공급 규제도 완화해 청년층의 주거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청년 주거 지원은 자가·반전세·월세·전세 등 주거 형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추진된다.

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청년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다.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이 상품은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 구입 청년을 대상으로 4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를 살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피스텔과 빌라 등이 대상에 포함되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LTV 우대 혜택도 유지된다.

정부는 월세 수준의 부담으로 자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 2억원을 30년 만기로 빌리고 금리를 연 3%로 가정할 경우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85만원으로, 비아파트 평균 월세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청년이 당장 고가 아파트를 구입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해 비아파트를 주거 사다리의 첫 단계로 활용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연간 3조원씩 2년간 한시적으로 공급된다.

전세와 월세에 대한 지원도 함께 확대된다.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전세와 월세 대출을 함께 보증하는 ‘전세+월세 대출 결합보증’을 도입하고 보증비율은 기존 90%에서 100%로 높인다.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연령 기준도 기존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로 확대한다. 신혼부부와 유자녀 가구의 전세대출 한도는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어난다.

신혼부부에게는 혼인으로 인해 정책대출 대상에서 탈락하는 ‘결혼 페널티’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소득을 기준으로 정책대출 자격을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일반가구 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보금자리론은 연소득 7000만원, 디딤돌대출 6000만원, 버팀목대출 5000만원 기준이 적용된다. 보금자리론의 경우 기존 부부 합산소득 8500만원 이하 기준도 유지하면서 한 명의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대출이 가능하도록 선택지를 넓힌다.

공공임대에서도 결혼에 따른 불이익을 완화한다. 신혼부부의 소득 기준을 미혼 청년보다 높이고, 청년이 공공임대에 입주한 뒤 결혼해 부부 합산 소득이나 자산 기준을 넘더라도 한 차례 재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자녀가 성장해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할 경우에는 평형을 넓혀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년의 전세 주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기존 청년 전세임대를 확대해 ‘청년 보편형 전세임대’를 신설하고 수도권 1인 기준 지원 한도를 최대 1억2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두 배 높인다. 소득·자산 기준을 완화하고 기존의 우선순위·배점 방식 대신 추첨 방식으로 입주자를 선정해 지원 문턱도 낮춘다. 청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대상 역시 연소득 5000만원 이하에서 약 6500만원 이하로 확대하고, 보증금 기준은 수도권 7억원·비수도권 5억원 이하로 조정한다. 지원금은 최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어난다.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장기적인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급 대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기업이 공급하는 20년 장기임대주택을 새로 도입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활용해 최대 24년간 장기 저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년 장기임대의 기금 출자 한도는 총사업비의 14%, 융자 한도는 최대 2억원이며 금리는 연 2.0~2.8% 수준이다.

2030 청년을 위한 ‘부담가능한 공공분양’도 확대한다. 정부는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를 지분적립형 또는 수익공유형으로 배정해 초기 자금이 부족한 청년의 내 집 마련을 돕기로 했다. 지분적립형은 초기에는 주택 일부 지분만 취득한 뒤 장기간에 걸쳐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목돈 마련이 어려운 청년들의 초기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공급 측면에서는 청년층이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비아파트 주택을 늘리기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오피스텔을 포함한 일반주택 13만가구 착공을 지원한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면적 제한을 660㎡에서 1000㎡ 미만으로 높이고, 다가구주택 층수 제한도 3개 층에서 4개 층 이하로 완화한다. 건설자금 대출 한도는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높이고 금리는 3.5%에서 3.2%로 낮춘다.

지식산업센터 내 주거 활용도 확대한다. 오피스텔·기숙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시설 면적 비중을 수도권과 산업단지에서는 30%에서 50%로, 비수도권에서는 50%에서 70%로 2년간 한시적으로 높인다. 소형 신축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도 2028년 말까지 연장해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유도한다.

투기성 비거주 1주택자의 신규 전세대출이나 만기 연장은 차단한다.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판단하고 예외로 인정하는 권한을 은행에 부여하는 등 ‘융통성’은 확보했다.

정부는 유동성 증가와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부동산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는 만큼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핀셋형’ 지원을 통해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가 주거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금융·임대·공공주택 등 맞춤형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신규 공공주택지구 약 10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α’의 추가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택지로는 서울 강서지구, 경기 남양주 도심지구,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 등 약 2만7000가구가 우선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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