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는데"…장례 두 번 치르는 유가족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해 재수색 현장/
참사 1년8개월 지났지만 미완…1620점 추가 발견
"호미·포대 들고 직접 발굴…지금도 매일 현장 지켜"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8월 13일(목) 18:55
13일 전남광주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미수습 유해와 유류품을 수습하는 재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1년8개월이 지난 지금도 무안국제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참사 직후 수습이 끝난 것으로 알았지만, 뒤늦게 유해 추정물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지난 4월부터 재수색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미 장례를 치른 가족의 유해가 다시 발견되면서 사실상 ‘두 번째 장례’를 준비해야 하는 유가족도 있다.

13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등에 따르면 지난 4월13일 시작된 유해 재수색은 전체 828개 그리드 가운데 724개를 마쳐 87.4%의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유해 추정물 1620점과 유류품 851점이 발견됐다.

재수색은 공항 내·외부 6개 구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항 내 둔덕과 담장 주변, 진입동 서·동편과 주변, 집수정 등이다.

유해 발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정밀수색을 한다. 흙을 10~30㎝가량 굴토한 뒤 5~8㎜ 크기의 체로 걸러내고, 식별 대상이 나오면 군 유해발굴단과 경찰 과학수사 인력이 감식한다.

발견된 유해 추정물은 현장에서 기록한 뒤 별도로 보관하고 매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다. DNA 감정 결과가 나오면 유가족에게 인계된다. 유류품은 별도 보관 후 제주항공을 통해 소유자를 확인한다.

13일 전남광주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미수습 유해와 유류품을 수습하는 재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수색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항공유 오염지역에서 작업자 건강 문제 등을 고려해 지난 5월8일부터 6월21일까지 수색이 중단됐고, 폭염으로 지난 8월3일부터 7일까지도 작업이 멈췄다. 현재는 폭염을 피해 오전 중심으로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유가족들은 매일 현장을 지키고 있다.

딸과 사위, 손녀와 손자 등 가족 4명을 잃은 여흥구씨(74)는 “처음에는 유가족들이 직접 포대와 호미를 들고 나가 발굴했다”며 “지금은 유가족들이 와서 지켜보고 군·경찰·소방에서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씨는 “처음에는 여기가 다 끝났다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 올해 4월 유가족들이 지켜보면서 다시 수색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유해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쓰레기 처리하는 과정에서 유해가 나오고 다리까지 발견됐다”며 “많이도 나왔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수색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수색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가족의 흔적이 어디에 남아 있을지 알 수 없는 만큼 마지막 한 점까지 직접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장례를 치른 뒤 다시 가족의 유해가 발견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재수색에는 항철위를 비롯해 경찰·소방·군·국토교통부·한국공항공사·제주항공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현장 합동지휘본부가 운영되고 있다. 하루 평균 200~300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수색 종료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관계기관은 공항 외곽 지역을 우선 마무리한 뒤 공항 내 둔덕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할 계획이다. 이후 수색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가족들과 협의해 종료 시점을 결정한다.

유가족과의 소통도 수색의 주요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관계기관은 수색 범위를 사전에 설명하고 그리드별 수색이 끝나면 유가족에게 확인받은 뒤 완료 처리한다. 매일 수색 상황도 브리핑한다.

지난달 26일 열린 관계기관·유가족 수시회의에서는 기상 여건이 뒷받침될 경우 9월 말까지 재수색을 마무리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기상 상황에 따라 10월까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참사 발생 1년8개월. 유가족들에게 무안공항은 아직도 가족을 떠나보낸 마지막 장소이자, 가족의 흔적을 찾아야 하는 현장이다. 장례가 끝났다고 믿었던 순간조차 끝이 아니었던 유가족들의 시간은 지금도 무안공항에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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