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실용 노선투쟁…정국 ‘승자 중심’ 대변혁 예고

‘호남대전’ 앞둔 민주 8·17 전당대회
2028년 총선 공천권 걸려 승부 향배 주목
정권 재창출·광주 반도체팹 파장도 ‘촉각’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2026년 08월 14일(금) 06:14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부터)·송영길·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각각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원대회가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과 수도권을 순회하는 막바지 슈퍼위크에 돌입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전대는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개혁과 실용 노선이 충돌하면서 이재명 정부와 당의 시스템은 물론 전대 이후 정국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승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년 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차기 지도부는 광주군공항에 들어설 반도체 팹 조기 완공은 물론 진보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닦는 역할까지 맡게 돼 이번 경선이 사실상 당의 명운이 걸린 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충청권을 비롯해 4개 권역을 돌며 치른 순회경선 결과 당 대표 경선은 김민석 후보와 정정래 후보 간 표차가 3000여 표에 불과한 박빙 구도를 형성했다. 그 뒤를 송영길 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충청권은 김 후보가 이겨 기선을 잡았지만 부울경에선 정 후보가 승리했고, 인천·제주와 강원·대구·경북에선 김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섰지만 총 누적득표율은 1.48%p(포인트)차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160만 명의 권리당원 가운데 50만 명이 집결한 호남의 승부가 이번 전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호남권합동연설회는 15일 오후 1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어 16일에는 서울·경기권 순회경선이 치러지고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대에서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하고 당원들이 참여한 지역별 경선 결과를 모두 합산해 당선자를 가린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수도권에서는 두 후보 간의 지지율 표차가 크지 않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로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무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두 후보간 지지율 차가 서울에서는 2.2%p(정 28.8%, 김 26.4%), 인천·경기에서는 11.6%p(정 35.1%. 김 23.5%)였다.

리얼미터가 지난 9~1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3명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자체조사에서도 두 후보간 지지율 차는 서울에서 5.4%p(정 34.5%, 김 39.9%), 경기·인천에서는 5.2%p(정 40.3%, 김 45.5%)였다.

반면 호남 여론조사에서는 당 대표 후보들 간의 지지율 표차가 타 지역에 비해 큰 편이었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전남광주·전북 지지율 차가 16.6%p(정 29.50%, 김 46.1%)였고,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29.5%p(정 28.2%, 김 57.7%)였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가 ±2.2%p(95% 신뢰수준), 자세한 내용은 선관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수도권과 호남 권리당원의 수가 엇비슷한 것을 고려하면 결국 호남의 표심을 확보하는 후보가 이번 당권경쟁을 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전대의 특징은 정 후보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고, 김 후보가 국무총리를 그만두고 나왔고, 송 후보는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 돌아와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개혁과 실용 노선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 후보가 기존 지도부를 형성했던 당권 세력들을 대표하는 반면 김 후보와 송 후보는 당권파에 도전하는 세력이다. 매체들은 정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을 친청(친정청래)계로, 김 후보나 송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을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한다.

계파적 분류보다 확연한 것은 노선 투쟁이다. 정 후보가 친청계가 더 강력한 개혁을 외치는 반면 김 후보와 송 후보는 개혁보다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을 따르는 것으로 변별된다.

지난 12일 마지막 TV토론에서 송 후보는 이재명정부 국정과제 1호가 ‘개헌’인데 정 후보가 지난번 토론에서 ‘내란청산’이라고 답한 것을 들어 “당대표가 국정과제 123개 자체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게 충격”고 비난했고, 정 후보는 “숭례문이 국보 1호인데, 국보 1호만 중요한 건 아니다”라며 “국정과제 50호는 무엇인가”라고 반격했다.

세 후보들은 모두 발언에서도 정청래 후보는 더 강력한 개혁을 강조한 반면 김민석 후보는 유능한 집권여당을, 송영길 후보는 진짜 여당다운 여당을, 각각 강조했다.

결국 민주당 내 서로 다른 노선을 지향하는 세력들이 맞붙은 이번 전대는 오는 17일 결과가 나온 이후에 상당한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두 집단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서 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번 전대는 이 대통령 집권 2년차를 맞는 여당의 기반을 새롭게 다지는 선거여서 당안팎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집권 초반의 개혁 동력이 점차 약화하면서 고공행진하던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상당부분 조정되면서 새로운 추동력이 요구되고 있고, 내란청산과 국정 정상화를 위해 일부 불가피했던 여야 간 대결구도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보 정권의 텃밭인 호남의 입장에서도 이번 전대의 결과가 미칠 파장이 적지 않다.

전대 결과가 흐트러지면 어렵사리 일궈놓은 원내 제1당의 지위가 진보세력 우위가 2년 뒤 총선에서 빛을 잃고 이후 차기 정권 재창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 대통령의 지원으로 확정된 광주군공항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완공도 힘을 잃게 돼 경제적 소외의 틀을 벗어날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까 두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정국 구도나 형세를 보면 사실상 지금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다. 호남이 현명한 지혜를 모아 당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인도해야 할 때가 왔다”며 “어려울 때마다 힘을 모아 나라를 일으켜 세운 그 저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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