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올리느니 주차장"…수익형 부동산 판도 바뀐다

전남광주특별시 2년 새 464→518곳 늘어
건축비·공실 부담에 소규모 투자 눈돌려
무인 운영으로 인건비 절감·안정적 매출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8월 23일(일) 17:57
최근 유휴 토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주차장운영업이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북구 중흥동에 위치한 한 주차장에 무인정산기가 설치돼 있는 모습.
건물을 올리는 대신 땅에 주차선을 긋고 매달 임대수익을 얻는 주차장 운영업이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상가 공실 부담 등으로 건물 신축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무인 시스템을 활용하면 인건비 부담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는 주차장운영업 사업자 증가세가 전국 평균을 웃돌면서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3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주차장운영업 사업자는 1만1552곳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4년 6월 1만516곳과 비교하면 1036곳, 9.9% 증가한 규모다.

광주특별시 지역의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2024년 6월 광주 316곳, 전남 148곳 등 모두 464곳이었던 주차장운영업 사업자는 올해 6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기준 518곳으로 늘었다. 2년 새 54곳, 11.6% 증가한 것으로 전국 증가율을 웃돈다.

특히 광주에서는 도심 주차난이 심화하면서 주차 공간 자체가 하나의 수익원이 되고 있다. 동구 115곳, 서구 73곳, 남구 35곳, 북구 58곳, 광산구 86곳 등 367곳으로 2년 새 51곳이 늘어 신규 창업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동구의 경우 충장로와 금남로를 비롯해 상업·업무시설이 밀집한 데다 관광객과 방문객의 유입도 이어지면서 공실이 많은 기존 구도심 건물을 활용하거나 유휴 토지를 주차장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주차장 사업이 관심을 받는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자리한다. 과거에는 토지를 확보하면 상가나 오피스텔 등 건물을 지어 임대수익을 얻는 방식이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투자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축비와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유통 구조와 상권 변화에 따른 공실 위험까지 커지면서 ‘무엇을 지을 것인가’보다 ‘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광주 동구에서 최근 주차장을 개장한 김모씨(58)는 건물을 새로 올리는 대신 토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상가 건물을 지어 임대하는 방안을 생각했지만 공사비와 대출이자 등을 따져보니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며 “주변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차량을 세우려는 수요가 꾸준한 곳이어서 일단 주차장으로 운영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인정산 시스템을 설치해 관리에 들어가는 부담도 많지 않다”며 “건물을 지을 경우 공사기간도 길고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주차장은 비교적 단순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주차장 사업은 토지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비교적 빠르게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상가나 오피스텔처럼 입주자를 확보하거나 대규모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차량이 몰리는 상권이나 역세권에서는 시간 단위 주차와 월 정기주차를 결합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무인화 기술 확산도 인기를 끄는 한 요인이다. 과거에는 주차요금 징수와 차량 관리를 위해 관리 인력을 상시 배치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번호판 인식과 무인정산, 모바일 결제 등이 보편화되면서 소규모 사업자도 주차장 운영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특히 광주처럼 도심 상권과 주거지역이 혼재하고 차량 이용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는 주차 공간 확보 자체가 부동산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땅에 건물을 지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건축비와 금융비용 등을 고려해 토지를 그대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주차 수요가 충분한 입지라면 대규모 건축 없이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차장 사업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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