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든이’ 친모 무기징역→35년 감형…시민들 "반발" 항소심 "계획 범행 아냐"…친부 징역 4년6개월 유지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
| 2026년 08월 25일(화) 1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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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모임 ‘프리해든스’가 광주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해든이 추모 집회를 열었다. |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황진희)는 이날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34)의 항소심에서 원심의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살해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친부 B씨(36)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수차례 폭행한 뒤 물이 흐르는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들의 팔을 잡아 침대에 내던지거나 머리채를 잡아 눕히는 등 반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가 이어지면서 아이의 몸에서는 다수의 멍과 장기 출혈 등이 발견됐으며, 결국 출생 133일 만에 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해든이가 생존 기간의 절반에 가까운 60일 동안 학대를 당한 끝에 사망한 점 등을 들어 부모의 보호 책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단순히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사전에 살해를 계획하거나 치밀하게 준비해 실행한 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범행 당시 A씨가 피해 아동의 사망을 적극적으로 원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뒤늦게나마 아이가 겪었을 고통과 자신의 잘못으로 발생한 결과를 참회하는 모습을 보인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장기간 수용 생활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깨닫고 성격적 문제점을 개선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할 만큼 교화나 갱생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의 중대성과 잔혹성, 피해 아동이 입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형은 형벌의 균형을 잃어 무겁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친부 B씨는 해든이의 학대 상황을 방임하고 사건 참고인을 고소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에서도 형량이 유지됐다.
예상 밖의 감형 결정에 법정 안은 술렁였다. 방청석에서는 어린 자녀와 함께 법정을 찾은 시민들의 흐느낌도 터져 나왔다.
법정 밖에서는 시민모임 ‘프리해든스’가 선고에 앞서 해든이 추모행사를 열고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현장에는 ‘해든이의 마지막 목소리, 재판부가 대신 들어주세요!’, ‘꽃 피지 못한 어린 생명, 해든이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은 엄정한 처벌뿐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했다. 시민 4006명이 참여한 공동탄원서도 법원에 제출됐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친모의 형량이 감형되자 시민모임 회원들은 재판부의 판단에 강하게 반발했다.
프리해든스 회원 송하정씨(41)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과거 정인이 사건 때도 무기징역에서 35년으로 감형됐는데 이번에도 똑같다”며 “아동학대살인에 대한 사회의 마지막 경고가 될 수 있었던 사건이라고 생각했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친모의 감형 사유로 제시된 ‘교화와 갱생 가능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신채은씨(33·여)는 “아이가 살아 돌아올 가능성은 없는데 가해자의 갱생 가능성을 이유로 형을 감형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재판부가 홈캠 영상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허무하고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항소심 판결에 대한 문제를 알리고 아동학대 예방과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송씨는 “검찰이 대법원에 항소해주길 간절히 바란다”며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몇 년이 걸리든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아동이 이처럼 보호받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범죄에서도 시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며 “해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잘못된 제도와 판단이 반복되지 않게 끝까지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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