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의 뿌리서 길어올린 소리…다섯 바탕 한 무대

제2회 광주소리열전, 9월 2일 특별시예술의전당
주소연 명창 연출…지역 소리꾼 7명 판소리 선사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8월 28일(금) 16:51
항산주소연판소리보존회는 오는 9월 2일 오후 7시30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제4회 정기발표회이자 제2회 광주소리열전을 선보인다.
제1회 광주소리열전 무대 모습.
광주 소리판의 맥을 잇고 판소리의 깊은 정서를 나누는 무대가 열린다.

항산주소연판소리보존회(대표 주소연)는 오는 9월 2일 오후 7시30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제4회 정기발표회이자 제2회 광주소리열전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026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간단체지원사업으로 마련된다. 판소리가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지 23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광주소리열전’은 광주가 품어온 판소리의 전통과 예향의 뿌리를 되새기고, 지역 소리꾼들이 이어온 예술적 성과를 시민들과 나누는 무대다. 광주는 서편제 판소리를 무형문화재 제1호로 품어온 고장이자 국창 임방울, 창극의 거장 김창환, 박동실 명창 등 여러 예인들의 활동이 이어져 온 소리의 터전이다.

지난해 열린 제1회 광주소리열전이 잊혀가는 광주 소리판의 명성을 되찾고 첫발을 내디딘 자리였다면, 올해 제2회 무대는 광주 소리판의 뿌리를 더욱 깊고 넓게 이어가기 위한 도약의 장으로 마련됐다.

무대는 제34회 임방울 국악상 수상자인 주소연 대표가 연출한다. 기획은 김다정, 사회는 이용식’, 무대미술은 박홍 무대감독은 김명대, 음향감독은 황성훈, 조명감독은 이진용이 각각 맡는다.

공연은 판소리 다섯 바탕의 주요 대목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첫 무대는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이다. 첫 무대에서는 소리꾼 김다정이 이왕재 고수와 함께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을 들려준다. 조자룡이 동남풍을 빈 뒤 본국으로 귀국하는 제갈공명을 호위하며 돌아오다가, 추격해 오는 오나라 장수 서성과 정봉을 무찌르는 장면을 장쾌한 소리로 풀어낸다.

이어 소리꾼 윤종호가 박시양 고수와 함께 춘향가 중 ‘어사출도’를 선보인다. 새로 부임한 변사또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어사 이몽룡이 관리의 부정부패를 꾸짖고 잡아들이는 긴박하고 해학적인 장면을 담았다.

춘향가 중 ‘동헌경사’는 소리꾼 김수경이 김동현 고수와 함께 무대에 올린다. 여사또가 된 이몽룡이 닭전요리의 행태를 심판한 뒤 춘향과 다시 재회해 경사를 알리는 마지막 장면으로, 춘향가의 극적 절정과 해학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소리꾼 고은정은 이왕재 고수와 함께 흥보가 중 ‘박 타는 대목’을 들려준다. 제비가 물어다 준 박을 타며 노래하는 장면으로, 박 속에서 돈과 쌀, 비단, 집 등 부유의 상징이 쏟아지는 흥보가 특유의 대반전을 흥겹게 선사한다.

수궁가 중 ‘말을 허라고’는 주소연 대표가 박시양 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용왕이 토끼의 배를 가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말을 하라고 하자, 토끼가 꾀를 내어 간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을 통해 수궁가 특유의 재치와 해학을 전한다.

공연 후반에는 심청가의 주요 장면이 이어진다. 소리꾼 박춘맹은 김동현 고수와 함께 심청가 중 ‘행선전야’를 들려준다.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 전날 밤, 잠든 아버지 곁에서 슬픔과 결심을 드러내는 심청의 마음을 절제된 비애를 그려낸다.

마지막 무대는 소리꾼 김선이가 이왕재 고수와 함께 꾸미는 심청가 중 ‘추월만정’이 장식한다. 남경장사 선인들에게 팔려 인당수에 빠졌다가 환생해 황후가 된 심청이 부친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애절한 소리로 전한다.

주소연 대표는 “광주는 서편제 판소리를 무형문화재 제1호로 품어 안은 예향의 뿌리 깊은 고장”이라며 “귀명창이 좋은 소리꾼을 낳는다는 옛말처럼, 소리판을 완성하는 것은 무대 위 소리꾼만이 아니라 들을 줄 알고 감응할 줄 아는 관객의 기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무대는 광주의 소리를 지키고 키우며 내일로 이어가려는 전통예술인들의 약속”이라면서 “관객들이 마음의 문을 젖혀 열고 광주 소리판의 울림에 함께 추임새를 더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항산주소연판소리보존회가 주최·주관하고 한국판소리보존회 광주지부, 국악그룹 SO.소리, 남도음악연구회, 우리민족예술연구소, 조선대문화예술연구소 등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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