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절벽에 직거래 확산…문 닫는 중개업소

전남광주지역 6899곳 3년새 8.9% 줄어
‘국민자격증’ 인기 시들 신규 진입 급감
온라인 플랫폼 선호에 거래방식 변화도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8월 31일(월) 13:30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부동산 중개업계도 한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집값이 오르내리는 것보다 실제 거래량에 수입이 좌우되는 중개업 특성상 거래가 끊기자 문을 닫는 중개업소가 늘어난 데다, 온라인 플랫폼과 개인 간 직거래 확산까지 겹치면서 업계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30일 국세통계포털의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기준 부동산중개업 사업자는 6899곳으로 집계됐다. 2023년 6월 광주 4818곳, 전남 2755곳 등 모두 7573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사이 674곳, 8.9% 감소한 규모다.

지역별로 보면 감소세는 광주권에서 두드러졌다. 신규 사업자 진입에도 불구하고 2023년 6월 4818곳이던 광주권(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의 사업자는 올해 6월 4335곳에 그쳤다. 전남지역 역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군에서 중개업소가 감소하거나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역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처럼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거래량 감소의 충격이 중개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중개보수는 거래가 성사돼야 발생하는 구조여서 매매는 물론 전월세 거래까지 위축될 경우 영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개업 공인중개사는 10만8319명으로 2019년 4분기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역대 최대였던 2022년 1분기 12만1543명과 비교하면 10.9% 감소했다. 지난 6월 주택 매매 거래량도 6만8819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6.8% 줄었고, 전월세 거래량은 21만8618건으로 9.8% 감소했다.

중개업계의 위기는 신규 진입 감소에서도 확인된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한때 대표적인 ‘국민 자격증’으로 불릴 만큼 은퇴 이후 창업이나 재취업 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거래가 줄면서 자격증 취득 후 중개업소를 차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선택이 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중개업계에는 부담이다. 매수자와 임차인이 직방이나 호갱노노 등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매물과 시세를 미리 확인하는 것은 물론 당근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개인 간 직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전국 부동산 직거래 완료 건수는 2021년 268건에서 2024년 5만9451건으로 22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중개업소 숫자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지역 부동산 시장의 거래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매물 확보와 시세 정보 제공이 중개업소의 핵심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온라인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중개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구에서 12년째 공인중개업을 해오고 있는 서모씨(48)는 “예전에는 집을 보러 오기 전에 중개업소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매물과 시세를 확인한 뒤 마음에 드는 곳만 찾아오는 고객이 많다”며 “거래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단순히 매물을 소개하는 방식만으로는 영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역 중개업계의 생존 여부는 얼어붙은 거래시장이 언제 회복되느냐와 함께 중개 서비스의 전문성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플랫폼이 대체하기 어려운 지역별 시장 정보와 권리관계 분석, 거래 위험 관리 등 전문성을 강화하지 못한다면 거래 회복 이후에도 중개업소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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