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커스] 서삼석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장

서삼석 "생산비조차 보전 어려운 농업 ‘구조적 한계’ 돌파해야"
현장 목소리 반영·농산물 물가관리 방식 개선을
국가안보 관점서 ‘식량안보’ 체계적 관리 절실
지역 가치를 국가적 의제로 만드는 게 호남정치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2026년 09월 02일(수) 18:45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지난 2024년 6월 24일 경기도 김포시의 한 축산농가를 찾아 농장주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의원실 제공]
서삼석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농업은 생산비조차 제대로 보전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농산물가격안정제도가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소득안전망으로 자리 잡으려면 시행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는 한편 농산물 물가관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의원·군수·국회의원을 역임한 호남 대표 국회의원인 서 위원장은 “호남이 가진 역사적 가치와 에너지를 지역의 미래산업, 농어업 발전, 균형발전으로 연결하고 이를 국가적 의제로 만들어내야 한다”며 “호남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때 그 위상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5년 5월 15일 광주 전남드래곤즈축구장 북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호남지역 첫 유세에서 서삼석 의원이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의원실 제공]
- 동물복지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법을 발의한 취지는?

△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꾸준히 늘어 양육 가구 비율이 2015년 21.8%에서 2025년 29.2%로 10년 사이 7.4%p 증가했다. 이제 우리 국민 3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다. 하지만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4년 발간한 자료를 보면, 반려동물 복지의 중요도에 대해 소유자는 10점 만점에 7.36점으로 평가한 반면, 미소유자는 5.97점으로 1.39점의 인식 격차를 보였다. 경제적 부담도 현실적인 문제다.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는 12만 1405원이며, 이 가운데 예방접종과 건강검진 등을 포함한 병원비가 약 31%, 월 3만 6800원을 차지한다. 연간으로 보면 약 44만 원에 달하는 진료비다. 특히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취약계층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제 반려동물은 가정에서 일상을 함께하는 가족이자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동물복지를 개인의 책임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선진국도 동물복지를 국가 차원의 책무로 강화하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동물을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로 명확히 규정하고 동물복지진흥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동물복지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아울러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공익형 표준수가제 도입 근거를 마련하는 ‘수의사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동물복지 강화는 국민주권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 FTA 농어업 상생협력기금의 과제는?

△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지난 2017년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시장 개방으로 농어업인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보완하고, 농어업·농어촌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됐다. 당초 정부는 2017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1000억 원씩 총 1조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까지 조성된 기금은 목표액의 약 3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자율 출연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농민들에게 1조 원 보전을 약속했으니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현재까지 공공기관이 출연한 금액은 1691억 9000만 원으로 전체 출연액의 절반에 달한다. 민간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당초 목표액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시장 개방은 국가가 선택한 정책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농어업인에게만 감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것처럼 정부가 약속한 기금 조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자유무역 확대와 농수산물의 유통·가공 등을 통해 시장 개방의 혜택을 얻는 기업들도 농어업·농어촌과의 상생이라는 기금의 취지에 맞게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자율 출연 방식의 한계를 점검하고, 정부의 재정적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FTA로 인한 부담은 농어업인에게만 지우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 농어업계가 함께 나누는 것이 상생의 출발점이다.



- 중국산 단김이 불법 생산·양식과 유통되는데, 대책은?·

△ 단김은 중국 남부와 대만 등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품종으로, 식감이 질겨 중국에서는 대부분 수프용으로 소비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공식적으로 서식이 확인되지 않은 외래종으로, 국내에 반입해 양식하려면 별도의 이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생태계 교란 우려 등으로 지난 2015년 이식 승인이 불허됐고, 현재 식품원료로도 사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단김을 불법 반입해 종자를 생산·판매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방치하면 해양생태계에 예기치 않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산 김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김 산업의 경쟁력까지 훼손할 우려가 있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지난 7월 9일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원실 제공]
다.

김은 이른바 ‘검은 반도체’로 불릴 만큼 수산물 수출을 이끄는 대표 품목이다. 지난해 김 수출액이 11억 3000만 달러에 달한 만큼, 김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종자 단계부터 생산·양식·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보다 촘촘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국내에서 허용된 5종의 김 원료 외에 불법 종자로 생산된 중국산 단김의 생산·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수산종자산업육성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불법 종자가 국내에 유입되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 농해수위원장으로서 정부와 협의해 불법 종자의 국내 유입과 유통을 차단하고, 김의 품질과 안전성,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생산·유통 관리체계를 마련하겠다.



- 식량안보법 제정안 발의한 취지는?

△ 식량안보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국가 책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식량자급 기반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식량자급률은 47.9%, 곡물자급률은 21.6%로 모두 전년보다 하락했다. 정부가 제시한 2027년 식량자급률 55.5%, 곡물자급률 27%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현재 상황에서는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쌀은 우리 국민의 주식이자 대표적인 식량작물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재배면적 감소로 자급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여기에 전략작물 확대 정책으로 쌀에서 콩 등 다른 작물로 전환한 농가가 늘었지만, 정작 생산된 콩을 안정적으로 비축하고 소비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하지 않아 농가의 어려움이 커질 우려가 있다. 생산 확대와 함께 비축·수급관리까지 연계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가 식량과 곡물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후변화와 전쟁, 수출제한 등으로 국제 식량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필요한 물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주요 국가들은 이러한 위험에 대비해 이미 국가 차원의 식량안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식량안보 관련 법·제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며, 스위스와 독일 등도 비상시 식량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식량안보를 농정의 한 분야가 아니라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제22대 국회에서 최초로 식량의 안정적 확보와 식량위기 대응을 위한 국가 차원의 중장기 계획과 추진 방향을 담은 ‘식량안보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식량안보를 위한 국가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중장기적인 식량안보 계획을 수립·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식량은 평상시에는 시장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위기가 닥치면 곧바로 국가안보의 문제가 된다. 국회 농해수위원장으로서 법안 논의를 충실히 진행해 대한민국의 식량주권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



- 농산물가격 안정을 위한 필요한 정책과 조치는?

서삼석 국회의원
△ 현재 우리 농업은 생산비조차 제대로 보전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농업소득은 1170만 원 수준으로 20여 년간 1200만 원 안팎에 머물러 있는 반면, 농가부채는 2005년 2721만 원에서 4771만 원으로 75% 증가했다. 농업인의 경영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농산물 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하락할 경우 그 차액의 일부를 보전하는 농산물가격안정제도가 시행됐다. 제가 제20대 국회부터 9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도입을 촉구해 온 정책이 마침내 제도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제도가 만들어진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소득안전망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행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특히 대상 품목 선정과 기준가격 설정 과정에서 정부와 생산자가 충분히 협의해 농업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농산물 물가관리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농산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때마다 저율관세할당(TRQ) 등을 활용해 수입을 확대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를 때는 수입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가격이 떨어질 때는 그 부담을 생산자에게만 지우는 구조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이런 방식이 지속되면 농업인은 생산비조차 회수하지 못해 영농을 포기하게 되고, 결국 국내 농업의 생산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 소비자 물가 안정과 농업인의 생산 기반 유지가 함께 갈 수 있는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



- 도의원·군수·국회의원을 역임한 호남 대표 국회의원으로서 호남정치 위상 제고 방안은?

△ 호남정치는 호남정신을 시대에 맞게 계승하고 실천하는 정치라고 생각한다. 호남정신의 중심에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저항의 역사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연대해 온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80년 5월, 군부의 헌정질서 파괴에 맞서 많은 전남광주시민들이 희생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이러한 정신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중요한 토대가 됐다. 이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에도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의지가 헌정질서를 지켜내는 힘으로 작용했다. 당시 혼란 속에서도 국회 보좌진들이 본회의장 진입로를 확보했고, 저를 비롯한 동료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들어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처리할 수 있었다. 저는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계승해야 할 호남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위협받을 때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이다.

호남정치의 위상은 호남 출신 정치인이 얼마나 많은 자리를 차지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국민의 삶이 어려울 때 민생을 지키고,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정치에 제대로 전달하며, 부당한 일에는 당당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정치가 중요하다. 도의원과 군수, 국회의원으로 현장과 지방행정, 중앙정치를 두루 경험하면서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낀 점도 있다. 지역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따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호남이 가진 역사적 가치와 에너지를 지역의 미래산업, 농어업 발전, 균형발전으로 연결하고 이를 국가적 의제로 만들어내야 한다. 결국 호남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때 그 위상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치, 민생을 책임지는 정치,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정치로 호남정신을 이어가는 것, 그것이 오늘날 호남정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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