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형소법 앞두고 ‘국선변호 대란’ 우려

10월 형사사법체계 개편…법률조력 역할·수요 증가 전망
광주 일반 국선 150여명·전담 7명…보수 지급 지연 반복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9월 08일(화) 18:2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광주지방변호사협회


오는 10월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국선변호인의 역할과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광주 지역에서 국선변호사 보수 지급이 지연되는 등 제도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법률조력 수요 증가에 대비해 국선변호인 인력과 예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사건당 보수 등 처우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광주지방변호사협회와 법원 등에 따르면 국선변호인은 경제적 사정 등으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기 어려운 피고인에게 국가 비용으로 변호인을 선임하는 제도다. 일반 변호사가 사건별로 국선사건을 맡는 비전담 방식과 국선사건만 담당하는 국선전담변호사로 나뉜다.

광주지역에서 국선변호를 맡는 일반 변호사는 수년째 150~160명, 국선전담변호사는 7명 수준이다. 국선변호 보수는 사건당 50만원대다.

하지만 최근 일반 국선변호사들이 사건을 종결하고도 법원으로부터 보수를 제때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한 변호사는 올해 3~4월께 종결한 국선사건 4건 가운데 3건의 보수를 아직 지급받지 못했다.

이 변호사는 “국선변호를 맡은 변호사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예산이 확보되면 지급하겠다는 답변을 듣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0월 형사사법체계 개편까지 맞물리면서 국선변호 현장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형사사건 당사자가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성이 커지는 데다 검찰의 직접수사 및 보완수사 기능 축소 등으로 사건 대응 과정에서 변호인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단순히 국선변호인 숫자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실질적인 법률조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국선은 사건당 보수가 낮은 상황에서 여러 사건을 맡아야 하고 사무실 운영비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인력 확대도 필요하지만 현재 활동하는 변호사들이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갖고 피고인이나 피해자를 조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제한된 보수로 사건을 처리하면서 직원 수를 최소화하거나 기록 열람·등사 등 업무에서도 필요한 범위를 따져 대응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선변호인의 업무량과 처우 문제가 변호사 개인의 부담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받는 법률서비스의 질과 직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피해자 국선변호사 지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법무부가 최근 발표한 2027년도 예산·기금운영계획안에는 범죄피해자 직접 지원 확대와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추가 배치 등을 위해 49억8300만원을 증액하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예산은 올해 55억5100만원에서 내년 66억6100만원으로 11억1000만원 늘어날 예정이다.

다만 광주지역 법조계에서는 피해자 국선변호사뿐 아니라 피고인 측 일반 국선변호인까지 포함한 전체 국선변호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매년 반복되는 보수 지급 지연을 막기 위해 국선변호인 보수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사건당 보수와 국선전담변호사 인력·운영 지원 등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소속 한 변호사는 “해마다 상반기에는 예산 부족으로 지급이 지연됐다가 연말에 추가 예산을 확보해 지급하는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국선변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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