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인력 영입도 기업결합 신고…공정위, 사각지대 손본다

공정위, 인력·기술·지식이 사업 핵심이면 ‘영업’ 요소 인정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9월 09일(수) 17:18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핵심인력을 조직적으로 영입하는 이른바 ‘인력확보형 거래’(Acqui-hire)가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준이 명확해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의 신고요령’ 고시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30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확산하고 있는 인력확보형 거래를 기업결합 신고·심사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인력확보형 거래는 전통적인 영업양수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핵심인력의 이동과 기술 협력, 경업금지 약정 해제 등 여러 형태의 계약을 활용해 결과적으로 기존 사업을 넘겨받는 효과를 내는 거래를 말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스타트업의 핵심인력을 대규모로 영입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 같은 거래가 경쟁정책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을 통해 인력확보형 거래가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유형 가운데 하나인 ‘영업양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신산업 분야처럼 조직화된 인력과 해당 인력이 보유한 기술·지식이 사업활동의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이들 인력 자체가 ‘영업’의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 핵심인력 등이 양수회사로 이동하면서 양수회사가 기존 양도회사의 사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면, 해당 거래를 영업의 ‘주요부분’ 양수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형식적으로는 인재 영입이나 기술협력 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특정 기업의 사업 핵심 기능을 넘겨받는 효과가 발생한다면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신고 과정에서 혼선을 줄이기 위한 기준도 손질했다.

기존 신고요령은 하나의 포괄적인 영업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거래를 전제로 양수금액과 이행행위를 판단했다. 그러나 인력확보형 거래는 핵심인력에 대한 경업금지 약정 해제나 기술협력 등 다양한 계약으로 거래가 나뉘는 경우가 있어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인력확보형 거래의 특성을 고려해 양수금액 산정기준과 이행행위에 대한 해석기준도 정비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은 해외 경쟁당국과의 협력 속에서 추진됐다. 공정위는 유럽연합(EU), 독일, 영국 등 주요 경쟁당국과 관련 정보를 교환하며 신유형 기업결합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전원회의 심의·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제도 정비로 AI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단순한 인재 영입과 기업결합에 해당하는 조직적 인력 이전 사이의 경계가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핵심인력 확보를 목적으로 한 거래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계약 형식뿐 아니라 거래의 실질까지 꼼꼼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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