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에도…전남광주 조류레이더 ‘하세월’

광주공항 조류충돌 2025년 13건…1만 운항당 9.92건
여수도 10.48건으로 급증…2027년 이후 레이더 구축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9월 14일(월) 18:57
무안공항 참사 유해 재수습 현장 모습
지난해 12월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정부가 전국 공항에 조류 탐지 레이더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전남광주 주요 공항의 레이더 구축은 상당 기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조류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예방 장비 구축은 후순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창원시 의창구)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운항 1만회당 조류충돌 발생 건수는 여수공항 10.48건, 광주공항 9.92건으로 집계됐다.

광주공항은 최근 조류충돌이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7건(1만 운항당 4.74건), 2022년 8건(6.19건), 2023년 8건(6.03건), 2024년 7건(5.16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3건(9.92건)으로 크게 늘었다.

여수공항 역시 2021년 3건(3.68건)에서 2022년 4건(5.66건), 2023년 3건(6.69건), 2024년 2건(3.94건)을 기록한 뒤 지난해 5건(10.48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운항 1만회당 조류충돌률은 전국적으로도 높은 수준이었다. 사천공항이 26.7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군산공항 11.48건, 여수공항 10.48건, 광주공항 9.92건 순이었다.

무안공항의 경우 2022년 1건(1만 운항당 14.35건), 2023년 2건(10.25건), 2024년 6건(22.23건)의 조류충돌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제주항공 참사 이후 공항 운영 중단으로 통계 집계가 중단됐다.

정부는 무안공항 참사 이후 조류충돌 예방을 위해 조류 탐지 레이더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조류 탐지 레이더는 공항 주변 약 10㎞ 안팎의 새떼 규모와 고도, 속도,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해 관제사와 조종사가 조류충돌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다.

하지만 구축 일정은 공항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

국토부 계획을 확인한 결과 인천공항을 포함한 민간공항 7곳 가운데 인천공항은 설계를 마치고 지난 8월부터 구축에 들어갔다. 나머지 무안·여수·김포·제주·울산·양양공항은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이며, 설계가 끝나는 올해 말부터 내년 사이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주공항은 더욱 늦다. 광주공항은 김해·대구·청주·사천·포항경주·군산·원주공항 등과 함께 민·군 겸용공항으로 분류돼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설계를 진행한다. 이후 구축은 2027년부터 시작해 2028년 완료하는 일정이다.

더욱이 여수, 무안공항은 민간공항에 포함돼 상대적으로 먼저 레이더 구축 대상이 됐지만, 광주공항은 민·군 겸용공항이라는 이유로 구축 시점이 뒤로 밀린 셈이다.

조류충돌 예방을 위한 현장 인력과 장비도 공항별 편차가 상당했다.

광주공항의 조류충돌 예방 인력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8명으로 유지됐다. 폭음경보기는 30대, 엽총은 8정이 운영되고 있으며 열상카메라는 2024년 2대에서 지난해 3대로 늘었다. 음파발생기도 지난해 1대가 추가됐다.

여수공항은 예방 인력이 2024년 4명에서 지난해 8명으로 늘었다. 폭음경보기는 12대에서 14대로, 엽총은 4정에서 8정으로 증가했으며 열상카메라도 지난해 1대가 새로 배치됐다. 다만 음파발생기는 아직 없다.

무안공항은 조류충돌 위험에 대응해 인력과 장비를 대폭 늘렸다. 예방 인력은 2024년 4명에서 지난해 12명으로 3배 증가했고, 폭음경보기는 22대에서 33대, 엽총은 4정에서 12정으로 늘었다. 열상카메라와 음파발생기도 각각 1대씩 새로 배치됐다.

정부는 조류 탐지 레이더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조류 대응 드론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고흥만·무안공항·군산호수에서 AI 드론을 시험하고 있으며, 내년 실증을 거쳐 2028년부터 전국 공항에 도입할 계획이다.

민·군 겸용공항에 공군의 조류 대응 드론을 우선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늦어져 하반기부터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공항별 설계와 구축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정이 일부 지연됐지만 당초 계획에는 큰 차질이 없다”면서 “여수 등 민간공항 7곳에 대해서는 2027년까지 조류 탐지 레이더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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