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AI 시대, 두려움보다 가능성을

이지안 에이아이티브 대표

이지안 gn@gwangnam.co.kr
2026년 09월 15일(화) 17:20
이지안 에이아이티브 대표
몇 년 전만 해도 AI는 일부 개발자와 연구자의 영역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금융과 자동차 광고까지 앞다퉈 ‘AI’를 내세우고,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AI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어느새 AI는 전문가들의 영역을 넘어 일반 대중이 직접 활용하는 도구가 됐다. 그 변화를 가장 크게 앞당긴 것은 생성형 AI의 대중화다.

ChatGPT가 자연어로 질문하고 답을 얻는 방식을 대중화했고 이후 이미지 생성 기술도 빠르게 확산됐다. 지난해에는 사진을 일본 애니메이션 ‘지브리풍’으로 바꾸는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평소 AI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직접 생성형 AI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간단한 요청만으로 그림과 영상, 음악을 만들며, 코딩을 잘 몰라도 프로그램 초안을 짤 수 있다. 문서나 기획안을 만드는 일도 생성형 AI의 대표적인 활용 영역이 됐다.

편리함이 커진 만큼 불안도 커졌다.

“내가 하는 일을 AI가 대신하면 어떡하죠?”, “이 나이에 지금 시작해도 따라갈 수 있을까요?” 강의 현장에서 AI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듣는다.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기도 전에 자신만 뒤처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거나 AI라는 말 자체를 어렵게 느끼는 경우도 많다.

어제 배운 기능이 오늘 달라지고 새로운 AI 서비스가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상황을 보면 그런 불안도 충분히 이해된다. 처음에는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다며 걱정하지만, 직접 질문을 던지고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요”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막연하게 바라볼 때보다 직접 써봤을 때 두려움이 훨씬 작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AI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뚝 떨어진 신기술일까. 답은 아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 곳곳에 활용돼 왔다. 검색 결과의 순위를 정하고, 취향에 맞는 영상과 상품을 추천하며, 사진 속 얼굴을 인식하거나 스팸메일을 걸러내는 데도 인공지능 기술이 쓰였다. 현대 AI 연구 분야의 출발점으로 흔히 꼽히는 것은 1956년 미국 다트머스에서 열린 연구 프로젝트다.

최근 달라진 것은 인공지능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AI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AI가 주로 인식·분류·예측의 영역에서 작동했다면,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글과 이미지, 영상, 음악, 코드와 같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생활 속에서 보이지 않게 작동하던 AI가 이제는 누구나 직접 말을 걸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도구로 우리 앞에 등장한 것이다.

광주도 이런 변화 속에 있다. 광주는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를 조성하며 국가AI데이터센터 등 관련 기반을 구축해 왔고, 이제는 AI 기술을 산업과 시민 생활에 적용하는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결국 AI 도시의 경쟁력은 시설과 기업의 숫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함께 늘어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AI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새로운 질문도 생겨난다. 개인정보와 저작권, AI의 오작동과 통제 문제처럼 기술 발전과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둘러싼 우려가 인류의 생존 문제로까지 확장됐다.

앤트로픽의 AI 정렬 연구자 에번 휴빙거는 AI가 모든 인간의 죽음을 초래할 가능성을 향후 10년 안에 10%보다 높게 본다고 밝혀 논쟁을 불러왔다. 이는 확정된 전망도, AI 연구자들의 공통된 결론도 아니다. 다만 AI가 강력해질수록 안전과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함께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류적 차원의 위험에 대한 논의와 개인이 일상에서 AI를 활용하는 문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느라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기술까지 외면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AI를 알 필요는 없다. 쏟아지는 새로운 서비스를 하나하나 따라갈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많은 AI를 아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AI가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도, 무조건 낙관할 필요도 없다.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활용해 나가면 된다.

결국 AI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기술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아니라, 새로운 도구를 이해하고 활용해 보려는 태도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AI가 가져올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될 새로운 가능성을 조금 더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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