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머물며 광주 탐험 결과물…佛과 아시아 잇다

■‘국가관’은 지금 <5> 프랑스 파빌리온 프로젝트
남구청년창작소 별관 양림아티움서 11월 15일까지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젝트 ‘빌라’ 프로그램 연계
1·2층 공간서 선봬…모나 오렌 밀랍 작품 등 눈길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9월 21일(월) 19:02
모나 오렌(Mona Oren) 작 ‘Yuki III / Mr. Kim‘s Lotus Farm’(1층)
AWEN ENISHI 콜렉티브 작 ‘플로팅 시티’(2층)
듀오 JN Mellor Club은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레지던시에 머물며 양림동 일대를 탐험하며 수집한 재료들로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양림아티움 2층에 설치된 이들의 작품 ‘JN_GB-010’.
올해 프랑스국가관은 다른 해에 비해 의미가 각별하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프랑스 ‘빌라’(Villa) 프로젝트와 광주 호랑가시나무창작소(대표 정헌기)가 손을 잡고 전시를 꾸린 가운데 주한 프랑스대사관 문화과가 주최, 주관하고 광주비엔날레와 호랑가시나무창작소가 협력자로 이름을 올렸다.

‘2026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26곳 중 1곳인 프랑스국가관을 이름하는 것이다. 국가는 너무나 친숙해서 별 기대할 것이 없는 것처럼 인식할 수 있지만 수교 140주년처럼 이러 저런 사유들이 프랑스국가관을 더 탄탄한 스토리를 부여한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21일 호랑가시나무창작소(대표 정헌기)에 따르면 프랑스대사관 문화과가 추진해 온 동아시아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젝트인 ‘빌라’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프랑스와 동아시아를 연결해 온 레지던시의 예술적 성과를 광주에서 소개하고, 서로 다른 지역에서 창작과 연구를 이어 온 작가들의 경험과 관계를 하나의 전시 안에서 만날 수 있도록 ‘제16회 광주비엔날레’ 프랑스관을 꾸렸다.

그동안 펼쳐온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이번 프랑스관은 프랑스가 동아시아에서 운영해 온 빌라 쿠조야마(Villa Kujoyama·일본), 빌라 포르모즈(Villa Formose·대만), 빌라 한불(Villa Hanbul·한국)이라는 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하나의 전시적 맥락으로 연결했고, 호랑가시나무창작소는 이런 프랑스의 동아시아 문화예술 네트워크와 협력, 각 레지던시를 통해 지역과 만나고 연구를 발전시켜 온 작가들을 광주로 초대하고 그들의 작업을 선보이게 됐다.

특히 이번 프랑스국가관은 단순히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를 탈피, 레지던시라는 창작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형성된 국제적 관계망 자체를 조명하는 프로젝트로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작가들은 각기 다른 지역에서 머물고 관찰하며 현지의 문화와 환경, 사람과 사물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연구와 만남을 새로운 예술적 언어로 발전시켜 왔을 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여정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서로 교차하고 대화하는 장이 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국가관은 작가들의 연구와 창작, 발표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동아시아 문화예술 관계자들과의 긴밀한 협력의 관계망을 조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는 모나 오렌(Mona Oren), AWEN ENISHI 콜렉티브(사운드크리에이터 세실 팔루신스키·다원예술가 엘자 므로비에츠), 듀오 JN Mellor Club(카린 아라비안·프랑크 블레), 플로리앙 바렌(Floryan Varennes) 등 6명(팀)의 작가가 함께 했다.

지난 30년간 밀랍(蜜蠟)을 중심으로 조각과 설치를 이어 온 모나 오렌은 작품 ‘Yuki III / Mr. Kim‘s Lotus Farm’을 통해 흰색과 노란색 밀랍으로 빚은 수십 장의 연잎으로 이루어진 현장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밀랍 조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법을 인정받아 온 모나 오렌은 일본 까르띠에(Cartier)가 새로운 시즌을 함께 선보이는 작가로 발탁되기도 했다.

2019년 파리를 연고로 카린 아라비안(Karine Arabian)과 프랑크 블레(Franck Blais)가 참여해 결성된 듀오 JN Mellor Club은 버려지고 남겨진 사물에서 주술적이고 신화적인 의미를 길어 올리는 작업을 이어온 가운데 비엔날레를 앞두고 호랑가시나무창작소에 두 달간 입주작가로 머물며 전시를 준비했다. 양림동 거리를 거닐며 모은 사물들을 재구성해 토템을 연상시키는 설치작품을 완성했다.

조각과 설치, 영상,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다학제적 작업을 펼쳐온 플로리앙 바렌은 보호하고 보존하려는 행위가 어떻게 포식과 망각으로 뒤집히는지를 되묻고 있는 연작 ‘Fallen Fairies’, ‘Operation Altar: Matriphagy’, ‘Even Extinction Needs Witnesses’를 선보이고 있다.

헤드 큐레이터로 첫 선을 보인 정헌기 대표는 “‘빌라 광주’가 없다는 게 아쉬웠지만 이번에 출품 작가 중 모나 오렌 및 듀오 그룹 JN Mellor 작가처럼 광주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레지던시 공간을 오픈, 광주에 머물며 양림동 등 광주를 탐험하게 해 작품을 만들게 했다. 기존 작품이더라도 광주를 재해석해 다시 작품을 만들게 해 의미가 있다”면서 “양림아티움 출품작도 그렇지만 광주극장의 IVAE관 출품작도 광주에 머물며 작업을 한 것처럼 이런 점이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과 달리 광주비엔날레 국가관만의 차이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양림아티움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발견한 점 또한 잘된 일”이라고 밝혔다.

‘자연과 문화 너머’(Beyond Nature and Culture)라는 타이틀 아래 기획된 이번 프랑스국가관 전시는 지난 5일 개막, 11월 15일까지 남구청년창작소 별관 양림아티움에서 진행된다. 전시 타이틀은 프랑스 인류학자 필립 데스콜라(Philippe Descola)의 동명 저서에서 차용했다. 프랑스국가관 명칭은 ‘빌라 프랑스’(Villa Franc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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