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사물의 두 번째 삶…선율로 되찾는 자연의 숨

크리에이티브아트 10월 1일 목요콘서트
농약통·폐플라스틱 악기로 지속가능 모색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6년 09월 29일(화) 18:43
크리에이티브아트는 오는 10월 1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광주문화재단 목요콘서트 ‘숨의 회복’을 선보인다. 사진은 크리에이티브아트의 지난 무대 모습. 사진 제공=크리에이티브아트
버려졌다는 이유로 멈춰 있던 사물들이 다시 숨을 얻는다. 농약 분무기통은 첼로가 되고, 폐플라스틱은 현악 앙상블의 악기가 된다. 쓸모를 다했다고 여겨진 물건들이 소리를 내는 순간, 무대는 환경의 회복을 넘어 인간과 삶의 회복을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숨의 회복’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10월 1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열릴 광주문화재단 목요콘서트에서다.

이번 공연은 예술과 환경을 결합해 온 크리에이티브아트가 마련한 무대다. 버려진 물건을 새로운 악기로 되살리는 데서 나아가, 환경의 회복과 인간의 회복, 삶의 회복을 음악적으로 풀어낸다.

크리에이티브아트는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버려진 자원에 새로운 소리를 더해 환경과 예술을 연결하는 융합예술 단체다. 업사이클 악기 제작, 환경예술 공연, 참여형 환경교육 콘텐츠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문화와 ESG 가치를 실천하며 예술을 통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동안 크리에이티브아트는 농약 분무기통을 재탄생시킨 유니크첼로,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플라스틱 콰르텟 등 업사이클링 악기를 활용한 공연을 열었다. 단순히 폐기물을 다시 쓰는 차원을 넘어, 버려진 사물에 새로운 기능과 이야기를 부여하며 환경 메시지를 음악이라는 서사로 전달해왔다.

이 같은 작업은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크리에이티브아트는 올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아시아 특별 예술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는 제30회 녹색환경대상과 서한태 환경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자연, 파괴, 회복의 흐름을 따라 구성된다. 먼저 ‘자연의 숨’에서는 나무 첼로의 소리로 생명과 자연의 호흡을 표현한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포퍼의 ‘폴로네이즈’ 등이 연주된다.

이어 ‘잃어버린 숨’에서는 피아노 솔로를 중심으로 훼손된 자연과 사라져가는 생명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승규 대표가 작곡한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는 재두루미, 수달, 흰꼬뿔소 등 위기에 놓인 생명을 음악으로 호출한다. ‘인간: 쓰레기 프리페어드 피아노’는 인간의 개발과 소비가 남긴 흔적을 소리로 드러내는 무대다.

‘회복의 숨’에서는 유니크첼로가 중심에 선다. 유니크첼로는 이승규, 주홍, 고근호가 협업해 2022년 개발한 업사이클 첼로다. 버려진 스테인리스 농약분무기와 사용하지 않는 연습용 첼로를 결합해 제작됐으며, 버려진 자원에 새로운 가치와 생명을 부여하는 환경예술 악기다. 이 악기로 이승규 대표의 창작곡 ‘진혼·위로·힘’이 연주되며, 사라짐과 애도, 다시 살아나는 힘을 전한다.

크리에이티브아트의 지난 무대 모습. 사진 제공=크리에이티브아트
마지막 ‘함께 만드는 숨’에서는 콜드플레이의 ‘비바 라 비다’를 들려준다. 자연과 인간, 악기와 관객이 함께 숨을 나누는 장면으로 공연의 메시지를 확장한다.

이승규 크리에이티브아트 대표는 “나무 첼로와 업사이클 첼로가 한 무대에 선다”며 “하나는 전통에서 이어져 온 악기이고, 다른 하나는 버려진 물건에서 다시 태어난 악기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 다른 출발점을 가진 두 첼로의 만남을 통해 ‘숨의 회복’은 사라짐과 재생, 전통과 변화, 그리고 회복의 의미를 음악으로 풀어낸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희망자는 공연 포스터에 안내된 QR코드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한편, 크리에이티브아트는 ECOTORY 브랜드를 통해 환경 교육 프로그램, 공연 콘텐츠 제작, 업사이클 제품 개발 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활동의 연장선에서 공연과 교육, 제품 개발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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