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AI 시대의 아동·청소년 교육: 영화 제작에 독서와 AI를 입히다

박기복 영화감독

박기복 gn@gwangnam.co.kr
2026년 10월 01일(목) 17:20
박기복 영화감독
인공지능(AI)이 산업과 사회 전반의 모습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이제 AI는 특정 전문가들만의 기술이 아니라 미래세대가 반드시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 기본적인 역량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아동·청소년 교육 역시 적극적인 창의적 사고와 표현력, 문제해결 능력을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제작과 AI, 독서교육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아동·청소년 영화교육에 주목할 때라 여겨진다.

영화는 단순히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기술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자료를 조사하고, 인물과 사회를 이해하며, 각자의 생각을 글과 영상으로 표현해야 한다.

영화는 아이디어 한 줄에서 시작되지만, 완성까지는 수많은 문장과 선택을 요구한다. 기획자는 주제를 정하고, 감독은 인물의 욕망과 갈등을 언어의 리듬으로 조립하며, 시나리오는 장면의 온도를 문장으로 설계한다. 결국 영화의 설득력은 영상 기술보다 ‘어떤 말로 관객을 이동시키는가’에서 결정된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는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주장을 구성해야 하며,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는 협업과 문제해결 능력을 익히게 된다. 특히 AI를 활용한 영화 제작 교육은 이러한 교육적 효과를 확장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자료를 탐색하며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영상 제작을 실습하는 과정에서 AI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질문하며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독서와 논술교육과의 연계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좋은 영화는 좋은 이야기에서 출발하고, 좋은 이야기는 결국 읽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책을 읽고 생각을 글로 정리한 뒤 그것을 시나리오와 영상으로 표현한다면 독서·논술·미디어 교육이 하나의 교육과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이는 아동·청소년의 문해력과 논리적 사고력, 표현력을 키우는 데에도 의미 있는 교육 방식이 될 수 있다.

미래의 영화감독뿐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리더는 무엇으로 길러질까? ‘언어 제시의 능력’이다.

감독(리더)는 배우(팀원)의 감정(기획) 방향을 말로 설명하고 합의점을 찾은 뒤 촬영(제품 생산)에 들어가 관객(소비자)에게 메시지(품질의 우수성)를 설득해야 한다.

그런 능력은 단기간의 프로그램으로 생기지 않는다. 책을 읽고, 문장을 분석하고, 자신의 문장으로 다시 써 보는 축적의 결과에서 오는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영화교육의 옵션이 아니라 필수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게 아동·청소년 영화교육의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만들고, 정보를 찾아주며, 심지어 영화를 제작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아동·청소년에게 영화·AI·독서의 융합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AI가 지식을 제공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질문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지식뿐 아니라 가치관, 상상력, 협업, 공감 능력과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에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영화와 AI·독서를 결합하면 단순히 영화를 만드는 교육을 넘어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창작하고, 표현하는 통합교육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아동·청소년 교육에서 영화와 AI, 독서를 결합한 융합교육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의 미래 경쟁력은 급변하는 산업 구조와 기술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을 넘어,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탐색·분석하며, 그 결과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융합 교육이 정규 교과수업만으로 충분히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학교의 교육과정과 수업 시간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과후학교,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 학기 활동, 특별활동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실제 제작 과정을 경험하는 ‘현장 실전형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차원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AI·독서 아카데미’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아카데미는 단순한 영화 제작 교육기관이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융합형 교육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 특히 영화 제작을 희망하는 학교와 학생들에게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갖춘 강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영화 기획·시나리오·촬영·편집·AI 활용·독서 논술 등을 단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미래 산업을 이끌 창의적 인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는 지역형 미래교육 모델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미래산업의 경쟁력은 시설과 기업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에서 시작된다. 지금부터 아동·청소년에게 생각하는 힘과 기술을 활용하는 힘,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표현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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