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전력수요 확대…송전망은 여전히 ‘수도권행’

예타면제 사업비 86% 외부 공급 설비 집중
반도체·AI 투자 반영 용량·준공시점 재검토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10월 06일(화) 17:50
전남광주지역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으로 대규모 전력수요가 예상되는 가운데 호남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 등으로 보내는 기존 송전망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 내 전력 소비가 크게 늘어날 상황임에서도 외부 공급 중심의 전력망 구축이 추진되고 있어 신규 산업수요를 반영한 송전 용량과 투자 우선순위, 건설시점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 호남의 대규모 신규 전력수요가 기존 국가기간전력망 계획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재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된 국가기간전력망 가운데 호남에서 수도권·충청권 방향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 4개 사업의 사업비는 총 5조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직접 연계된 변환소 6개 사업비 6조4000억원을 합하면 12조2000억원이다. 예타면제 대상 15개 사업 전체 사업비 14조2000억원의 약 86%가 호남의 전력을 외부로 보내는 송전망과 관련 설비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이들 송전망은 호남의 원전·재생에너지 전력을 수도권 등 대규모 수요지로 보내기 위해 계획됐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신해남∼태안∼서인천, 새만금∼태안∼영흥 등 송전선로 건설 필요성을 호남권 원전·재생에너지의 계통 연계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호남의 전력수요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 서 의원의 지적이다.

정부 계획에 따라 서남권에는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가 추진되며, 반도체 생산시설 4기의 예상 전력수요만 약 6.3GW에 이른다. 여기에 SK의 1GW급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장성·강진 AI 데이터센터, 해남 국가 AI컴퓨팅센터 등 추가적인 대규모 전력수요도 추진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메가프로젝트 발표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8월 기존 국가기간전력망 15개 사업의 예타면제를 확정했다.

서 의원은 “호남에 6.3GW 규모의 반도체 신규수요가 생겼다면 우선 이 수요가 기존 국가기간전력망 계획에 실제로 반영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신규수요를 반영하기 전과 후에 호남에서 외부로 보내야 하는 최대 전력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예정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과정에서 호남의 신규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유연성 지원 강화를 반영해 권역 간·권역 내 전력망 용량과 투자 우선순위, 준공시점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예타면제가 확정된 사업도 현재의 수요·공급 조건에 맞춰 다시 살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과정에서 전력망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고, 불필요한 사업이 없는지 추가로 살펴 현재 조건에 맞는 최적의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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