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장윤기 사건이 던진 질문, ‘가석방 없는 종신형’

임영진 사회부 차장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10월 06일(화) 18:27
‘여고생 납치 살해범’ 장윤기의 1심 선고가 내려졌지만 유가족의 슬픔은 끝나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판결문에 가석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담았다. 그러나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가해자의 사회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

딸을 잃은 부모에게 형량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딸을 대신해 가해자가 어떤 책임을 지게 되는지를 확인하는 마지막 절차다. 잔혹한 범행으로 자녀를 잃은 유가족이 더 무거운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사실 이 논의는 처음이 아니다. 법무부는 2023년 흉악범죄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 가석방 없는 무기형 도입을 추진했지만, 관련 법안은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제도 도입을 다시 논의할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풀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우선 사형제와의 관계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사형제의 대체 형벌로 볼 것인지, 사형제를 유지하면서 별도의 중형으로 둘 것인지에 따라 제도의 성격과 법적 쟁점이 달라진다.

가석방 제도의 취지와 충돌한다는 지적도 있다. 판결 단계에서 가석방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형을 강화하는 것이 실제 범죄 예방으로 이어지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렇다고 유가족의 요구를 법리만으로 외면해서도 안 된다. 가족을 잃은 뒤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은 유가족이다. 이들에게 가해자가 언젠가 사회로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또 다른 불안으로 남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처벌의 이름보다 실효성이다. 새로운 형벌을 만드는 것과 함께 현행 무기징역의 가석방 심사 요건을 대폭 강화하거나 최소 복역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흉악범을 어떻게 확실히 격리할 것인지, 범죄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피해자와 유가족의 삶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

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분노를 달래기 위한 말보다 다시는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의 약속일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형벌과 교정, 피해자 보호제도를 함께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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